신용등급 하락세 금융위기때와 닮았다

입력 2020-11-04 14:23 수정 2020-11-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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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향 12곳·하향 39곳… 8년째 상향보다 하향 많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 신용등급 하락세가 과거 카드대란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닮았다고 분석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올해 들어 10월까지 등급을 상향한 기업 수는 12개, 하향한 기업 수는 39개다.

이에 따라 등급이 상승한 기업 수를 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로 나눈 등급 상하향배율은 0.31배였다. 이는 등급 상승 기업이 등급 하락 기업 수의 0.31배라는 의미다.

상반기 0.19배보다는 좋아졌지만, 하향 추세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신용등급 상하향배율이 1을 밑도는 현상도 2013년(0.54)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기평의 신용등급 상하향배율은 2015년 0.16배를 기록한 이후 2016년 0.45배, 2017년 0.63배, 2018년 0.88배 등 3년 연속 상승했으나 작년에는 0.57배로 하락했다.

긍정적 전망은 20개였고, 상향검토 대상은 없다. 반면 부정적 전망과 하향검토 기업은 각각 100개 , 7개였다.

기업들의 신용위험은 진행형이다.

이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부여된 한국의 비금융기업 중 절반 이상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영업실적을 보였다”며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12개월간 부정적 등급조정이 긍정적 등급조정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6개 한국 비금융기업(비상장 공기업 제외) 중 15개사가 상반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업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유, 화학, 철강, 자동차 등 경기 변동성이 높은 업종의 기업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 한계기업 비중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보다 6.6%포인트(P) 상승한 21.4%로 추정됐다. 업종별 매출액이 평균 10.5%, 코로나 취약업종은 평균 29.5% 감소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전제됐다.

더욱이 한계기업의 신용위험은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한계기업 예상부도확률은 6월 기준 평균 4.1%로 비(非)한계기업은 1.7%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예상부도확률이란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기업의 자산가치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 이하로 하락(채무불이행 또는 부도)할 확률을 의미한다.

유혜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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