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가 얇아지고 있지만 안 쓸 순 없잖아요. 씀씀이를 조금 줄여서라도 버티는 방법 밖엔 도리가 없지 않겠습니까.”내수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씀씀이가 줄자 서민관련 대표종목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상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최근에는 관련 업종들의 종목들이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중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업종군에는 자전거 업종의 삼천리자전거 이다.
물론 정부의 자전거 활성화 대책으로 주가는 탄력을 받고 있지만 '돈이 없으니 자전거를 타겠다’는 이들이 늘면서 최근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470원대(1998년 12월)의 주가는 2000년 4월 4000원대까지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 두번의 학습 효과, 이번에도 맞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경기역행주들의 움직임은 외환위기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음식료 업체중 1997년말 외환위기 직후 였던 1998년 사례를 보면 가격 인상으로 외형 및 수익성 모두 개선됐고 그 효과가 2000년까지 지속됐다.
올해에도 음식료업체들은 국제곡물가격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일반식품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품목에 걸쳐 일제히 가격인상이 단행됐다.
이 시기 주가도 삼양식품의 경우 시초가 2100원대에서 1만6000원대로 8배 가까이 뛰었다. 롯데칠성음료와 CJ제일제당은 2∼3배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 유진 애널리스트는 “생필품의 산업 특성으로 여타 제조업에 비해 경기민감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며“특히 일부 품목에서는 경기 불황에 역행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소비가 최악의 시기였던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당시 라면, 소주, 담배 등 일부 음식료 품목은 오히려 판매 물량이 늘었고 이 결과,해당 업체의 경우 양호한 실적과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을 시현했던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자전거→식품→난방기구 업종으로 주가 상승
최근 서민관련 종목들을 보면 자전거업종에서 식품(주류 포함)업종 등의 주가에 영향을 주고 향후 겨울용품 종목군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자체의 자전거 도로 확충의 바람을 타고 코스닥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천리자전거와 참좋은레져 등은 '경기역행주'로 가장 주목을 받았다.
이 두 종목은 급락장에도 불구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경기역행 종목들을 이끌었다.
이후 경기 침체가 양상이 뚜렷지면서 술 소비가 늘고 외식 대신 자사 취사인구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보해양조 ▲샘표식품 ▲삼양식품 ▲MH에탄올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샘표식품, 삼양식품, 보해양조 등이 전일대비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한 출·퇴근시 값싸게 이동할 수 있는 스쿠터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S&T모터스 역시 상하가를 나타냈다.
이들 종목들은 기업 경기실적 악화 우려가 발표되는 최근 1주일내 20% 가까이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 신일산업·좋은사람들...겨울용품 종목 '눈에띄네'
경기역행주 중 추운 겨울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은 과연 어떤 종목들이 있을까.우선 신일산업을 꼽을 수 있다.
신일산업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6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1년새 7500원대까지 치솟으며 대표적인 경기역행주 꼽혔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에 저가형 난방용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소형 전기방석, 전기 장판’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중 신일산업은 저가형 난방용품 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7억원에 달해 지난해 9억원을 이미 초과했다.
지난 18일 신일산업 주가 역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좋은사람들 경기 침체에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속내의 착용이 생활화되고 있어 계절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소비자들은 경기 침체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점차 저가·실속 제품 구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 역시 이들 종목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