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바이든 시대, 미국 경제 어디로

입력 2020-1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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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 경제 정책 이어갈지 의문 코로나 대응으로 봉쇄 정책 꺼내들면 경기 침체 불가피

미국 대선이 대혼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빌미로 재검표와 소송 카드를 꺼내 들면서 차기 대통령 취임까지의 ‘권력 공백’이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세계 최악인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바이든이 ‘경제 봉쇄’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 경제는 급전직하의 추락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이 영향권에 들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빛이 바래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은 많은 성과를 냈다. 지난해 9월 미국 실업률은 3.5%로 거의 완전 고용과 다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새로 생긴 일자리는 62만5000개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일자리 창출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강조하는 것은 그때의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은 ‘아메리카 퍼스트’다. 이는 기본적으로 외국으로 나가는 기업을 압박해 미국에 공장을 짓게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률을 낮추는 구조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허풍”이라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초기 18개월 동안 연방정부와 계약한 업체들이 해외에 제조공장을 짓는 비율이 2배나 늘었는데, 이는 리쇼어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아메리카 퍼스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내세운 경제 정책 ‘바이(buy) 아메리칸’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어 불확실성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있다. 바이 아메리칸 역시 제조업 부활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미국산 재화와 제품, 서비스 구매에 4000억 달러(약 453조 원)를 투입한다. 또 전기자동차와 5G,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에 3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바이든 캠프는 2016년 대선에서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의 이탈로 민주당이 쓴맛을 봤던 일을 교훈으로 삼아 이들 지역을 겨냥한 제조업 부활 정책을 내놨다. 이 때문에 폭스뉴스는 바이든이 바이 아메리칸을 발표하자마자 “트럼프의 공약 같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내 정책을 표절했지만 그것을 해낼 수 없을 것”이라며 조롱했다.

대선 후 미국 경제의 또 다른 변수는 코로나19다. 4일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838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한 후 5일 만에 세운 신기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방역보다 경제 정상화에 비중을 뒀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7월 중순에도 그는 봉쇄 조치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핵심은 통제가 아닌 완화로, 경제 활동 등 일상을 영위하면서 백신 등으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경제 재개보다 공중보건에 방점을 찍어 지역 내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있을 때는 경제 정책 이행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후보가 전국적인 봉쇄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 박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전면 봉쇄에 들어갈 것”이라며 “치명적인 바이든 봉쇄인지, 팬데믹을 끝낼 안전한 백신인지 선택하라”고 호소했다. 봉쇄 정책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선전한 것은 봉쇄에 대한 두려움이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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