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행복프로제트 등 결실 맺어
단기 아닌 중장기적 성과 중점
상시 인력 채용 등 경쟁력 강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디지털 뱅크’ 전환에 대한 경영철학이다. 최근 3연임을 확정한 뒤 최근 데이터전략그룹 산하 AI혁신센터장에게 AI 경쟁력이 곧 은행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관련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AI 분야는 KB국민은행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고도화해 자체 AI 챗봇을 만들었다. 금융전문 AI 상담 서비스를 통해 가장 영향력 있는 디지털 뱅크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평소 소통광으로 통하는 허 행장은 구태형 AI혁신센터장을 매주 한 번씩 직접 만나 현안을 공유하고 논의한다.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체를 두루 거쳐 은행으로 온 구 센터장이 “행장님을 이렇게 자주 볼 줄 몰랐다”고 엄살을 떨정도로 AI에 대한 허 행장의 관심은 집요하다.
수차례 만남 끝에 “행복프로젝트’라는 결과물이 탄생했다. AI기술을 활용해 구성원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업무 효율성과 고객 만족 증가 같은 단편적인 개념 대신 은행 업무 전반에 걸쳐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하자는 의미에서 ‘행복’을 붙였다. 예컨대 영업 부문과 리스크 관리 부문 같은 대표적인 갈등 부서 간 의견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영업속도를 높이고 서로의 의견을 절충하는 노력을 하는 방식이다.
허 행장은 AI 기술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눈앞의 성과보다는 진정성 있는 AI 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해 본질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센터장은 “행장님께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보다 인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점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실제로 AI와 디지털 인력 충원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시간이 있을 때 마다 “(인력을)아끼지 말고 뽑아라”라고 할 정도다.
실제로 AI혁신센터 인력은 매년 2배씩 늘고 있다. 글로벌 IT 업체나 국내 빅테크 업체와 아직 비교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인력 충원을 위해 AI등 디지털 분야 채용공고를 상시 운영 중이다.
그는 은행, 카드, 증권, 등 KB금융그룹 IT부서를 모두 관장하는 디지털부문장 맡고 있을 만큼 디지털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달에 한번 그룹사 전체 디지털 부서를 모아놓고 직접 회의를 연다. 전 그룹사의 디지털 사업을 보고 받고 추진할 사업을 직접 선별한다.
허 행장은 2017년 11월 취임한 허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3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년 말까지 국민은행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