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56 세차 앙숙’ 툰베리, 트럼프에 “진정하고 친구랑 영화나 보러 가라”

입력 2020-11-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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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개표 중단 요구에 “분노 조절 문제 해결해야”
1년 전 조롱 그대로 되갚아 줘

▲그레타 툰베리가 10월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 도중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톡홀름/AFP연합뉴스
▲그레타 툰베리가 10월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 도중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톡홀름/AFP연합뉴스
스웨덴 출신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5일(현지시간) 대선 집계 중단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진정해, 도널드 진정!”이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개표를 중단하라(STOP THE COUNT!)’고 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공유하면서, “참 웃긴다. 트럼프는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친구와 좋은 고전 영화를 보러 가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자신을 향해 했던 조롱을 그대로 되갚아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툰베리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자 “아주 웃긴다”며 “그레타는 자신의 분노 조절에 힘써야 한다. 그러고 나서 친구랑 좋은 옛날 영화를 보러 가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툰베리는 트위터 프로필을 “현재 진정하며 친구와 좋은 옛날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바꾸며 응수했다.

기후 변화를 중국이 조작한 가짜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후변화 문제에 천착해온 툰베리는 56세 차이의 유명한 앙숙 관계다. 청소년 환경 운동의 아이콘인 툰베리는 국제적 운동으로 확산한 ‘기후 파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2018년 8월 툰베리는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학교를 빠지고, 스톡홀름의 의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는 대중에게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지난해 9월 전 세계적으로 열린 기후 변화 시위에 400만 명의 시민이 모인 원동력이 됐다.

2018년 고등학생이던 툰베리는 폴란드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 총회에서 각국에 기후변화 대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연설로 큰 박수를 받았으며,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정상들을 앞에서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고 질책해 이목을 끌었다.

당연하게도 기후변화가 중국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척점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는 툰베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차갑게 쏘아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툰베리는 지난달 트윗을 통해 “나는 정당 정치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이번 미국 대선은 선거 그 이상이다”면서 “기후적 관점에서 (미 대선 후보들이) 충분치는 않다. 어쨌든 정리하자면 바이든에 투표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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