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다.
르노삼성 노조는 9일 오후 3시 45분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차기 지도부(5대) 선출 투표를 진행한다. 당선자는 이날 오후 6시를 전후해 결정될 전망이다.
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진다.
먼저, 2년 전부터 현재 지도부(4대)를 이끄는 박종규 위원장이 기호 1번을 달고 다시 출마했다. 박 위원장은 4대 지도부가 노동강도 완화 등 조합원의 목소리를 사 측에 전달하는 데 힘썼고, 조합비 횡령 사건을 인지해 신속히 처리한 점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종규 위원장은 취임 후 교섭 과정에서 파업 등 강도 높은 투쟁 전략을 펼친 인물이다. 또한, 금속노조 가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실제 투표 절차를 밟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기호 2번 김동석 후보는 실리를 내세우며 회사와의 대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영상 홍보물을 통해 “지난 2년간 흑자에도 불구하고 기본급 인상은커녕 노동강도가 더 높아졌다”라며 “중도와 실리, 우리의 고용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조합의 선명성을 강조한 후보와 대화ㆍ실리를 내세운 후보가 맞붙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추후 르노삼성의 노사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새로 선출될 5대 지도부는 가장 먼저 ‘202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해야 한다.
르노삼성은 노조 지도부 선거가 시작되며 올해 임단협 교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노사는 7월 6일 상견례 이후 교섭을 이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 △일시금 7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안에 담았지만, 사 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을 거쳐 쟁의권까지 확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위탁 생산 종료로 회사의 실적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은 교섭의 변수다.
교섭이 해를 넘겨 지속하면 조합원과 노사 모두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이른 시일 내에 조합원을 이해시킬 만한 교섭 결과를 만들어 내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