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내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재편 및 혁신'을 주장하고 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시종일관 "관심 없다"는 입장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9일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혁신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의지가 생기면 그때 참여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혁신과 야권 재편을 고민하는 분들, 이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의원들 중심으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서 이번 주에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주 야권 전체의 혁신 플랫폼을 제안한 것은 더 이상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 때문"이라며 "단순히 반문연대, 반민주당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생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후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범야권의 공동 노력 없이는 정권 견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혁신 플랫폼을 말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대표는 6일 권 원내대표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 강연에서도 "제1야당을 포함한 야권에 대한 비호감이 너무 크다"며 야권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새로운 혁신 플랫폼 구축'을 처음 제안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연일 무관심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야권재편론에 대해 "우리 당이 외부 정치인 말 한마디에 휩쓸릴 정당이 아니다"며 "안 대표 얘기에 대한 동조 여부를 떠나 관심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전날 중진의원들과의 만찬 직후에도 안 대표의 신당 창당 언급에 대해 "관심도 없고, 혼자 하면 하는 것이고, 그걸 어떻게 막나. 자기 혼자 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