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이드노믹스 통상 변화, 정부·기업 철저 대비를

입력 2020-11-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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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조 바이든의 시대는 경제정책의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 세계 경제 또한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 바이든은 대선 과정에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구호로 내걸었었다. 트럼프 정권이 자유무역을 파괴하고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시킨 것을 되돌리겠다는 의미다.

일단 세계는 우호적이다.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과 다자체제 복원으로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이 당선 때 미국 경기 반등에 따른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0.6∼2.2%포인트(p), 경제성장률(GDP)은 0.1∼0.4%p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가 약해지고, 대규모 경기부양책 실행으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드노믹스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의 증세와, 환경 및 기후를 중시하는 친환경 투자 확대가 핵심이다. 다자조약 등 동맹강화도 우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7000억 달러를 투입해 일자리 500만 개를 창출하고, 4년간 2조 달러 투자로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총 3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지출 확대를 공약했다. 전기차, 5G 이동통신, 의약품 등에 대한 투자와 미국 내 생산 확대에 중점이 두어졌다. 트럼프가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재협상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개혁을 통해 새로운 통상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기후협정 재가입도 공언했다.

물론 최대 변수는 트럼프가 불붙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향방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바탕해 중국을 강경하게 압박하는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율관세 부과 등 직접 제재보다는 협상이나 다자통상체제 등을 통한 동맹국 간 협력으로 견제할 가능성이 많지만, 중국 봉쇄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무역 분쟁을 넘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환경과 인권 문제로 범위가 넓어질 경우 중국에 대한 견제 강도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우리 경제로서는 미중 갈등 완화와 수출에 긍정적인 기대보다는 향후 리스크를 더 우려해야 하는 요인이다.

한·일 간 경제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TPP 강화도 악재일 수 있다. 미국이 일본을 편들 경우 경제전쟁의 최일선에 있는 정보통신(IT)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환경을 중시하는 바이든의 정책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환경규제 부담이 더 커지고 통상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전반적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영향 분석과 함께,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치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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