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라움 핵심 인물들 ‘아바타 행세’ 1년 전부터 알았다

입력 2020-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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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홍ㆍ이종필ㆍ김정수 등 슈펙스비앤피 관련 2017년 8월 첫 접촉

(라움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움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1조6000억 원대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라임)과 ‘아바타 자산운용사’로 불리는 라움자산운용(라움) 핵심 인물들이 알려진 것보다 더 이른 시점부터 접촉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2017년 8월 김영홍 라움 부회장은 박성찬 라움 회장의 권유로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 김정수 전 리드 회장, 박모 전 리드 부회장 등을 만났다. 라움은 2018년부터 자산운용역 등 실무자들 선에서 라임과 협업해 왔으며 라임과 업무상 겹치는 투자가 많았을 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 만난 시기는 라움과 라임이 함께 투자를 진행하기 약 1년 전이다. 당시 이들은 크레아플레닛(현 슈펙스비앤피) 경영권과 관련해 마찰을 빚었다. 이들의 만남은 크레아플레닛 최대주주인 얼라이브투자조합(이하 투자조합)에 돈을 빌려준 박 회장의 채권 회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조합은 2017년 3월 크레아플레닛 최대주주였던 퍼스트빌리지로부터 경영권 지분(10.41%)을 190억 원에 인수하면서 사명을 이큐스앤자루에서 크레아플래닛으로 바꿨다. 이후 현재의 슈펙스비엔피로 사명을 한번 더 변경했다.

경영권 매입 자금은 상당 부분 빌린 돈이었다. 이 사건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차입처는 리드의 자회사, 상상인 등으로 투자조합 경영진 개인 명의를 통해 투자됐다.

리드 측은 단순 재무적투자자(FI) 입장이었으나 투자조합이 크레아플레닛 경영권 인수 후 태도를 바꿔 경영권 개입을 요구했다. 당시는 리드가 김 전 회장을 통해 라임에서 CB 투자를 받은 직후다.

투자조합은 크레아플레닛 경영권 인수 후 차입금 상환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박 회장으로부터 운영자금 30억 원을 빌렸다.

이후 투자조합은 양측에 경영권 매각 조건으로 차입금 변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회사 인수 의향이 없었던 라움은 2017년 8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여금을 돌려받기 위해 라임 측과 접촉한다.

본지가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리드 경영진인 김 전 회장, 박 부회장은 투자조합 경영진에게 ‘경영권 이전의 대가로 박 회장으로부터 차용해 투자조합에 대여한 30억 원과 15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사실확인서를 써주기도 했다.

투자조합이 슈펙스비앤피를 인수한 후 라임은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30억 원 규모 CB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후 라움은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투자를 진행해 라임의 ‘아바타 자산운용사’란 평가를 받았다. 라임은 2018년부터 크레아플레닛 CB에 500억 원 넘게 투자했다. 이 중 100억 원 이상은 실체가 불분명한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사업에 흘러갔다. 검찰은 이 수상한 자금흐름을 들여다보고 있다.

라움 관계자는 “우리도 김(영홍) 부회장에게 당한 것”이라며 “김 부회장은 라움 관계사 어디에서도 일하지 않았다. 박 회장 개인 볼일을 봐준다며 부회장 직함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절차상 보고를 받기는 했다”면서도 “라임 관련 어떤 결정에도 관여하지 않았고, 관계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부회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시행업체 메트로폴리탄을 운영하며 2000억 원 규모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현재는 잠적한 상태로 검찰이 소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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