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을 통해 초대형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난다. 편의점ㆍ슈퍼ㆍ호텔 등을 보유한 오프라인 강자와 홈쇼핑ㆍ모바일커머스 업체가 결합해 유통 시장에 승부수를 던짐에 따라 국내 유통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며 합병비율은 ‘1대 4.22주’다. GS홈쇼핑 주식 1주 당 GS리테일의 신주 4.22주가 배정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양사의 이사회는 10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의 합병 안건을 출석이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내년 5월경 개최될 예정인 양사의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S리테일은 합병에 대해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 원, 연간 취급액 15조 원, 하루 거래 6000만 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ㆍ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이 탄생한다.
GS리테일이 전국 1만5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이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 가구와 함께 18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이번 두 회사의 결합은 국내 유통업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의 탄생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병은 양사가 가진 구매력과 판매력을 극대화할뿐 아니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에서 각기 다른 핵심역량을 가진 두 회사가 서로의 고민을 해결하고 성장의 돌파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여 개 GS25 편의점을 비롯해 슈퍼마켓(GS더프레시 320여 개), 호텔(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등 6개) 등을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다.
개점 확대를 통해 최근 5년 사이 평균 10%의 고성장을 이뤘지만, 점포 수 정체와 경쟁격화, 비대면 소비 확산 등에 따라 온라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었다.
GS홈쇼핑은 국내 최초이자 업계 1위 TV홈쇼핑 회사로서 TV 시청인구의 감소에 따라 일찌감치 모바일 커머스로의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다만 대규모 외국계 자본과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대형 사업자들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자 대응책과 신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합병으로 새로 탄생하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통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합병법인 GS리테일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ㆍ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온ㆍ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고, 로얄고객 확보 및 상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양사가 지닌 IT 인프라와 데이터 역량의 결합을 통한 ‘커머스 테크 리더’를 실현하고, 물류 인프라와 배송 노하우의 결합으로 종합 풀필먼트 사업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추가로 적극적인 투자 기회 탐색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찾기에도 나서기로 했다.
GS리테일은 통합 전략의 실행을 통해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 기준 연간 취급액 예상치인 15조 원에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그림이다.
특히,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통합에 집중하여 현재 2조8000억 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채널의 취급액을 7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함께 매진하자"고 했다.
김호성 GS홈쇼핑 사장은 “GS홈쇼핑은 창립 이후 25년간 TV홈쇼핑 시장의 개척, 멀티미디어 쇼핑 대중화, 모바일 커머스로의 전환,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변신을 거듭해 왔다"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지속하는 GS홈쇼핑 임직원의 DNA가 더 큰 터전 위에서 크게 뻗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