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수당 약속지켜라" 파업 다산콜센터 노조…시민 불편 불 보듯

입력 2020-11-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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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때 이미 협의…코로나19 전담 콜센터 역할도"
서울시 "고충 알지만 SH콜센터 직접고용 등 문제 얽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 시정 상담 기관인 120다산콜재단 노동조합이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경고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감정노동수당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11일 서울시와 120다산콜재단 등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후 3~9시와 다음날 오전 4~7시 경고 파업을 벌인다. 상담직원 수는 393명으로 이 가운데 노조원 수는 290명이다. 파업 기간에 전화와 문자 상담을 할 수 없고 챗봇 ‘서울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울시 스마트불편신고’도 답변이 늦어질 수 있다. 재단은 "가용 인력을 확보해 시민의 불편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기본급 15.1% 인상 △감정노동수당 신설 △명절 휴가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15.1%가 인상되면 평균 기본급은 257만 원가량이 된다. 감정노동수당은 노조가 지속해서 요구해 온 사안이다. 2018년에도 다산콜센터 노사는 '감정노동수당 월 10만 원 도입'을 두고 충돌했다.

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120다산콜센터 재단은 서울시 출연기관이기 때문에 규정과 예산 등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 기본급 인상은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출연기관 총인건비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지침에는 올해 총인건비 인상률이 2.8%로 규정돼 있다. 재단은 2.8%에 호봉순급분 1.4%를 더해 4.2%를 제시했다. 작년에는 6급 6.6%, 5급 6.3%로 인상률을 적용했다.

감정노동수당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시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면서 올해 신설하기에는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서울시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기본급 인상과 감정노동수당 신설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협의가 끝난 사안이라는 것이다.

임석환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 부지부장은 "다산콜센터는 서울시 출연기관 중 월급이 가장 적다"며 "경기도 콜센터 1호봉과 다산콜센터 13호봉의 월급이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 이를 문제 삼았더니 박 전 시장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경기도 수준으로 맞춰주겠다고 말했다"며 "시장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나 몰라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코로나19로 업무 강도가 더 세졌지만 적절한 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산콜센터는 코로나19 전담 콜센터 역할을 하면서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지원이나 프리랜서 지원 등을 도맡았다. 임 부지부장은 "경기도는 콜센터 상담사들 고생이 많았다며 격려금과 특별휴가도 줬지만 서울시는 한 게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도 콜센터 상담사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다산콜센터 외에도 SH공사콜센터 노조는 서울시에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SH공사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운영되며 자본금 전액을 출자하고 있는 서울시 산하의 공기업이라는 것이 근거다.

애초 노동부는 올해 7월 비정규직 TF에서 SH공사콜센터를 '다산재단으로 통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다산재단으로 통합'이 흐지부지됐고 SH콜센터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의도 멈췄다. 서울시는 국정감사 당시 이 사안에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결국 다양한 요인들이 중첩해 있어 다산콜센터 상담사 처우만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통합 논의가 끝난다면 서울시 산하 콜센터 상담사의 처우를 일괄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둘 다 답보상태"라며 "내년 서울시장 선출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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