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조직적 대선 불복 움직임...총체적 난국

입력 2020-11-11 14:39 수정 2020-11-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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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매코널·펜스 일제히 “합법적 투표 집계돼야”
국방부·연준 등 막무가내 인사도 이어질 전망

▲마이크 펜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대선 결과에 줄곧 침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을 비롯한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선 불복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조직적 불복 시나리오가 가동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확실시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표를 다 세야 한다”며 “트럼프 정권 2기로 순조롭게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긴다!”며 선거 부정 음모론을 제기, 법정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폼페이오의 발언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는 기자들로부터 “세계 각국에 공정한 선거를 촉구하는 미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추궁당하자 “바보 같은 질문”이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현재 국무부는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와 접촉을 거부하고 정부 기관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가정하고 예산을 집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다.

대선 이후 두문불출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리고 이건 끝나지 않았다”면서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집계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보내려던 휴가도 취소하고, 워싱턴D.C.에서 현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동조했다. 매코널 대표는 상원 연설에서 “불법 투표용지는 집계해선 안 된다”며 “개표 절차는 투명하고 모든 면에서 감시 감독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00% 그의 권한 내에서 부정행위 의혹을 살펴보고 법적 선택권을 검토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트럼프 편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의지에 힘이 실리면서 막무가내 인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갑자기 경질된 데 이어 이날 제임스 앤더스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까지 사임, 국방 공백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공석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자리를 놓고도 양 진영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공석인 연준 이사를 ‘트럼프 코드’에 맞춰 연방대법관 후임 지명 때처럼 ‘보수 우위’ 구도로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2석이 공석인데, 공화당 쪽 인사는 4명, 민주당 쪽은 1명이다. 연준이 보수 우위가 되면 금융 규제가 어려워질뿐더러 경기부양책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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