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전매시장, 단타 가능한 곳에만 몰려

입력 2008-11-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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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수요 부추길듯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지자 청약자들이 전매 가능성 높은 단지에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7일 수도권 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이후 두 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다.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한 이 중대형 단지들은 그러나 실적 면에서는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지난 12일 청약을 시작한 부천시 약대동 약대두산위브의 경우 1구역과 2구역 각각 378가구와 744가구가 일반분양됐지만 3일간의 청약 결과 1구역은 0.1 대 1을, 2구역은 0.3 대 1이라는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약대 두산위브는 주변시세를 훨씬 웃도는 분양가를 책정,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단지 규모나 부천 상동신도시와 인접해 있는 입지 여건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청약률 저조는 예상 이하였다는 반응이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용산구 신계동 재개발 아파트 신계대림e-편한세상은 1순위에서 82.54㎡가 6.2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중소형 주택 대부분이 청약 마감되는 이변을 보였다.

물론 신계 대림e-편한세상도 중대형 주택은 모두 미달됐으며 20일까지 실시된 2순위청약에서도 109.07㎡만 청약을 마쳤을 뿐 중대형은 여전히 청약자 미달인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은 곳인데다 3.3㎡당 최고 2500만원라는 높은 분양가를 고려하면 의외의 호실적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결과를 분양권 전매 수요의 동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신계 대림e-편한세상의 경우 당장 거주하기보다는 향후 개발 여력이 높은 곳에 입지한 단지다.

주변은 경부선 철도가 지상으로 지나가며 소규모 공업시설이 많은데다 인근 한강로 일대가 상습 정체구역임을 감안하면 주거 쾌적성은 높지 않다.

특히 용산구 한강로 일대 아파트들이 앞다퉈 내세우고 있는 민족공원 조망도 실상은 최고층만이 가능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하지만 동일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서부이촌동 일대 철도기지창 부지 개발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등 개발 여력이 풍부하며 무엇보다 단지 주변 도심재개발 사업이 활발하다는 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용산구 한강로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 역세권이나 철도기지창 부지 개발지역 등은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신계동 일대는 도심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어 향후 10년 후에는 지역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아파트 매매 시세에는 실거주가치 외에 향후 개발 가능성이란 기대치가 붙기 마련이다. 그리고 투자수요가 가장 집중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부동산뱅크 이정민 팀장은 "개발 전망이란 당장의 주거생활에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는, 일종의 미래가치로 거품으로 볼 수 있다"며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투기세력들은 이같은 기대심리로 인해 거품이 생기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대 두산위브의 청약저조 역시 분양권 전매와 같은 단기 투자 메리트가 없는데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수도권 공급과잉에 따라 이젠 과거와는 달리 수도권 신도시 인근 대단지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팀장은 "대통령이 도심과 도시근교 주택 공급 확대 방침을 밝힌만큼 수도권 아파트는 재테크 투자상품으로서의 장점은 어느 정도 감소한 것이 사실"이라며 "분양권 전매 수요는 결국 단타 매매에 가장 알맞은 단지를 찾아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분양권 전매 가능을 강조하며 청약에 나서는 단지도 이제 과거와 같은 청약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는 관망하고 있고 투자수요는 보수적인 계획을 짜게 되는 시기인 만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한가지 요소 만으로 시장을 '싹쓸이'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밝혔다.

한편 신계 대림e-편한세상 3순위 청약접수는 21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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