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테랑데이’ 트럼프·바이든, 같은 듯 다른 행보

입력 2020-11-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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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바이든, 각각 알링턴 묘지와 한국전 기념비 찾아
둘 다 공식 기자회견 없이 트위터로 의중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대선 후 첫 외부 공식 행사에 나섰다. 두 사람은 각각 한국전 기념비와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으며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관례대로 알링턴 묘지 참배…트위터로 부정선거 주장 반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알링턴/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알링턴/UPI연합뉴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그는 원래 일정보다 25분 늦게 나타나 비를 맞으며 무명용사 묘지를 참배했다. 동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가슴에 손을 얹어 예를 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례 거수경례하며 정면만 응시했다.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묘지는 남북 전쟁과 제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등에서 전사한 참전 용사들이 잠든 곳이다. 현직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재향군인의 날에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과 2019년 재향군인의 날에 알링턴을 찾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에는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뉴욕에서 열린 기념 퍼레이드 행사에 등장해 연설했다. 2018년에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러 프랑스를 방문한 뒤 알링턴 묘지를 바로 찾지 않았고 논란이 일자 한 달 후에 참배했다.

알링턴 묘지 참배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후 첫 외부행사라 그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발언을 하지 않고 떠났다. 다만 그는 참배 후 트위터에 “모두들 선거 결과가 왜 부정확한지 궁금해한다”며 “한심한 언론(Lamestream·주류 언론(mainstream)을 비꼬는 말)과 짝을 지어 가짜이기 때문이다!”라고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갔다.

바이든, 한국전 기념비 찾아 ‘동맹 재건’ 메시지 강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국전 기념 공원의 기념비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국전 기념 공원의 기념비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같은 날 바이든 당선인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한국전 기념비를 찾아 첫 외부 행보를 시작했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동석한 그는 15분간 기념비 앞에 머무르며 헌화했다.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기념비는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이 지역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기념비에는 한국전쟁 도중 전사하거나 실종된 참전용사 62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탄 낸 동맹을 재건하겠다”고 역설해왔는데, 한국전 기념비 참배도 같은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바이든은 영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 동맹국 정상과의 전화 회담에서 “미국이 돌아왔다”며 동맹을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도 행사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 제복을 입은 이들의 봉사 정신을 기린다”며 “군인들의 희생을 존중하고 봉사를 이해하며 그들이 싸워 지켜낸 가치를 절대 배반하지 않을 최고 사령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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