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등 6곳을 유동화하기로 하면서 점포 폐점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쇼핑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백화점 중동점을 비롯한 5개 점포와 물류센터 토지 등 1곳을 롯데리츠에 양도하고 해당 부동산에 대해 임차하기 결의했다고 13일 밝혔다.
롯데쇼핑이 양도하는 부동산은 롯데백화점 중동점과 안산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롯데마트 계양점 및 춘천점이다. 롯데백화점 중동점은 1717억 원에, 안산점은 986억 원에 매각한다. 롯데백화점 아울렛 이천점은 2753억 원에 양도하고, 롯데마트 계양점과 롯데마트 춘천점은 각각 761억 원과 610억 원에 판다.
이와 함께 김포 물류센터 토지 514억 원에 롯데리츠에 매각한다. 이를 합하면 총 7342억 원이다.
업계의 관심은 롯데쇼핑이 동시에 점포 및 토지 6개를 한꺼번에 유동화하면서 매장 폐점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최근 롯데가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 부진에 따라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5년간 전체 점포의 20% 가량을 없앨 예정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 들어 빅마켓 신영통점과 양주점, 천안아산점, 빅마켓 킨텍스점, 천안점, 의정부점, 금정점, 서현점, 마장휴게소점 등의 영업을 종료했고, 30일에는 구로점과 도봉점이 문을 닫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점포가 폐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롯데쇼핑이 유동화에 나선 점포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업 실적이 우수한 곳인 데다, 구조조정의 핵심이 매각보다는 사업장 철수에 초점이 모인 까닭이다.
문을 닫는 점포가 대부분 중소형 규모지만, 유동화에 나선 점포는 대부분 중형급 이상이라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더한다. 중대형 점포는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기에도 용이하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구리점, 롯데백화점 광주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롯데아울렛&마트 (서)청주점, 롯데아울렛&마트 율하점, 롯데마트 의왕점, 롯데마트 장유점 등을 롯데리츠에 매각해 재임대하고 있지만, 이 중에 폐점한 점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유동화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신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올초 론칭한 롯데온으로 온라인 사업에 힘 주고 있는 롯데쇼핑은 확보된 자금으로 빠른 배송의 거점으로 삼을 물류 시스템에 힘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롯데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 메가허브(Mega Hub) 터미널에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이 곳에서는 백화점과 마트 등과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재고를 통합 관리할 예정이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국의 온라인 쇼핑 수요를 커버하기는 힘에 부친다는 평가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에만 전국에 크고 작은 물류센터 168개를 확보했고, 작년말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3200억 원 규모의 축구장 46개 넓이(약 10만 평 규모)의 초대형 첨단 물류센터에 이어 올해도 대전과 음성, 광주, 김천에 총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 소식을 알렸다. SSG닷컴과 네이버ㆍ카카오의 진출에 앞서 지방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SSG닷컴도 올해부터 2022년까지 물류 시설 확충을 위해 모회사로부터 1조3118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이는 이마트가 같은 기간 대형마트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1조311억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목표는 5년 개 물류센터 7개 추가다. 네이버도 CJ와 전략적 사업 제휴로 빠른 배송에 힘을 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자산 매각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로 신성장 사업 재원을 확보하고자 한다”면서 “자산 양도 전과 동일하게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