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예우’ 특혜 논란에…차기 금융협회장 인선 표류

입력 2020-11-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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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서울보증 수장 官 출신 내정
정치권 “관리·감독 제대로 안 돼”
은행연합회장직 고사한 최종구
“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옳아”

정치권이 금융권에 만연한 ‘전관 예우’ 특혜성 인사를 지적하자, 차기 금융회장직이 표류하고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관(官) 출신 인사가 회장직을 고사하는 등 인선에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금융권에 만연한 전관 특혜 문제를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1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내정된 것과 지난 6월 퇴직한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서울보증보험(SGI) 대표직 응모한 것을 놓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 퇴직 공무원은 퇴직 전 5년간 일했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기업이나 공기업, 로펌 등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재취업을 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 의원은 “모든 사기업이나 협회가 기관에 유리한 관련 공직자를 모셔가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며 “하지만 4년 뒤, 5년 뒤 내가 갈 수도 있는데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나. 그러면 공무원 재취업 심사는 왜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은성수 위원장은 “업계에 있는 분들이 좋은 분들을 모셔간 것이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나도 수출입은행장을 했는데 수출입은행 직원이 거래 기업을 가는 건 맞지 않겠지만, 금융위에서 30년 일했다고 해서 죄를 지은 거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1일에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유 전 수석부원장의 SGI서울보증보험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을 재차 문제 삼았다. 서울보증 대표이사 후보추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10일 유 전 부원장과 김상택 현 서울보증 사장 등 2명에 대한 면접심사를 실시한 뒤 유 전 부원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서울보증은 13일 이사회를 열어 유 전 부원장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하고 이후 임시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차기 생명보험협회장 자리도 관 출신 인사가 유력시 되면서 관피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8일 1차 회장추천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추위에서는 향후 회장 선임과 관련한 일정과 후보추천 방식이 논의될 예정이다. 차기 생보협회장에는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과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현재 진 전 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피아 논란 속에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선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유력 후보자였던 최종구 전 위원장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에게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생각이 없다. (은행연합회장이) 기본적으로 은행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자연스럽다”면서 고사의 뜻을 밝혔다.

이사회는 다음주 2차 회의를 열고 롱리스트를 확정한다. 이후 숏리스트(최종 후보군)가 정해지면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22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통상 연합회장 최종 후보군은 단독 후보를 통해 결정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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