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과 월말 추석연휴에 따른 자금수요가 몰리며 협의통화(M1) 증가세가 18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광의통화(M2) 증가세는 두달연속 둔화하는 모습이다.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며 본원통화가 급증하고 있지만 M2 증가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통화승수는 또다시 역대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만큼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하다는 뜻이다.
반면, M2는 전년동월대비 9.2% 늘었다. 7월 10.0% 증가하며 10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두달연속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M1이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M2는 M1에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M2까지를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보고 있다.
이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을 중심으로 자금이 늘어난 반면, 2년미만 정기예적금과 주식형 수익증권은 둔화내지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요구불예금은 34.1%,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23.1%씩 늘어 각각 27년9개월, 18년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만기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0.1% 증가하는데 그쳐 4년10개월만에 최저 증가세를 기록했고, 수익증권은 2.6% 줄어 2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월대비 기준으로 보면 본원통화는 2.7%, M1은 2.1%, M2는 0.5% 각각 증가했다(계절조정 평잔기준). 이에 따라 본원통화 대비 M2를 의미하는 통화승수는 14.45배에 그쳤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12월 이래 역대 최저치다. 직전 최저치는 7월 기록한 14.66배였다.
방중권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M2 증가세는 꺾인 반면, M1은 굉장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량이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 유동성이 풍부한 쪽으로 옮겨간 때문”이라며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유입된데다 추석 연휴가 월말에 있어 법인세 납부가 이연된 영향이다. 또,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자금이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0월에는 빅히트 공모주 청약이 있었지만 카카오게임즈 만큼 히트를 치진 못했다. M1 증가율에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공개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은 집행부는 M2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나 대출수요가 소폭 줄어든 점이 반영된 결과로 대출이나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은 여전히 원활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8월 신예대율 규제 도입으로 은행들이 정기예금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함에 따라 지난해 9월 M2 증가율이 높아졌던 것도 올해 M2 증가율이 낮아지는 요인이라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