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같이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특정 국가 정상을 향해 인사하는 것은 드문 일로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문제로 다소 경색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스가 총리와의 첫 정상 통화에서도 “양국의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노력을 새 마음가짐으로 가속하자”고 했고, 스가 총리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양국 관계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답한 바 있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8일부터 나흘간 일본을 방문해 올해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에 스가 총리의 참석 여부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에는 스가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은 새 한일 공동선언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3일 스가 총리를 만나 “현안을 타결해 나가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스가 총리의 태도를 '전향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박 원장의 공동선언 제안에 스가 총리가 난색을 보였으며, 김진표 의원의 방한 요청에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답하며 유보적 태도를 보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