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현대차, 마침내 ‘헤리티지’를 말하다

입력 2020-1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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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역사를 준비 중인 현대차가 국내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브랜드 가치와 유산을 담은 '헤리티지'를 강고하고 나섰다.   (사진제공=현대차)
▲반세기 역사를 준비 중인 현대차가 국내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브랜드 가치와 유산을 담은 '헤리티지'를 강고하고 나섰다. (사진제공=현대차)

글로벌 고급차 메이커들은 그들의 역사와 전통을 앞세워 '헤리티지(Heritage)'를 강조한다.

낯간지러운 이름 ‘헤리티지’는 '유산'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선다. 자동차 선진국은 차 제조사의 역사를 하나의 '사회적 유산'으로 받아들인다.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독일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1세기를 넘어선 그들의 역사를 앞세워 헤리티지를 강조한다. 차를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를 함께 파는 방식이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BMW와 아우디 역시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나아가 대중차 브랜드인 일본의 혼다 역시 모터사이클에서 시작한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의 ‘꿈(Dream)’을 헤리티지로 내세운다.

아쉽게도 대한민국 자동차는 짧은 역사 탓에 그들처럼 문화유산으로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지 못했다. 남들이 먼저 만든 자동차를 베껴 만들기에 급급했던 탓이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현대모터스튜디오에 현대차의 다양한 클래식 모델을 전시했다.   (사진제공=현대차)
▲경기도 고양시 소재 현대모터스튜디오에 현대차의 다양한 클래식 모델을 전시했다. (사진제공=현대차)

그러나 한국차도 본격적으로 헤리티지를 쌓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반세기 역사를 준비 중인 현대차다.

이제 반세기 역사를 향해 달리고 있는 현대차는 “부족했지만 부끄럽지 않았던” 그들의 과거를 발판삼아 오늘을 재조명하고 있다.

◇현대차 창립 40주년 맞아 헤리티지 앞세워

2017년, 창립 40주년을 맞았던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브랜드 유산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헤리티지 라이브(Heritage Live)'를 선보였다.

1967년 창사 이래 출시한 역대 차량은 물론, 비약적 성장의 기반이 된 독자개발 파워트레인, 모터스포츠 참가 역사 등 풍부한 헤리티지를 토크 콘서트 방식으로 재조명했다.

현대차를 대표하는, 브랜드 박물관 역할을 해온 모터스튜디오 고양(경기도 고양시 소재)에서 그들의 지난 40여 년 역사를 토대로 고객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 전략은 현대차 고객경험본부 아래 브랜드 전략팀이 추진했다. 팀원들이 자동차 마니아들로 똘똘 뭉친 조직이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쇼의 모습. 브랜드 가치와 역사를 앞세워 고객과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다.   (사진제공=현대차)
▲올해로 8회째를 맞은 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쇼의 모습. 브랜드 가치와 역사를 앞세워 고객과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다. (사진제공=현대차)

헤리티지 토크쇼는 지난 시간 동안 축적해온 현대차만의 고유한 유무형 유산을 전시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진행된다.

수십 년을 앞서 출발한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현대차만의 기술력과 고유 스토리 등 독창적인 가치를 전달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기 위해 기획됐다.

토크 콘서트는 매회 특정한 주제를 정해 이와 관련한 현대차의 역사와 비전 등에 대해 고객과 소통한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자동차 칼럼니스트,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현대차 매니저 등이 콘서트에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전주 한옥마을에 '헤리티지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1980년대 말 영화관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 ‘현대극장’을 오픈하고 이 앞에 올드카를 전시했다.

고객과 함께 지난 시간을 추억하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었다. 클래식카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이색 체험 콘텐츠도 마련했다. 4050 세대에게는 향수를, 2030 세대에게는 색다른 브랜드 체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행사는 이달까지 8회차를 진행했다. 올해 행사는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와 첫 SUV인 '갤로퍼'를 시작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까지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헤리티지 토크 콘서트는 이제 과거 클래식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헤리티지 드라이브'로 거듭났다.  (사진제공=현대차)
▲헤리티지 토크 콘서트는 이제 과거 클래식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헤리티지 드라이브'로 거듭났다. (사진제공=현대차)

◇토크 콘서트에서 상설 시승 프로그램으로 확대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화해 신뢰도를 쌓기 시작한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고객이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승 이벤트로 범위와 대상을 확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 헤리티지 시승 프로그램 및 특별 전시다.

상설 시승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헤리티지 드라이브(Heritage Drive)’는 포니2 세단과 픽업, 그랜저(1세대), 스쿠프, 갤로퍼 등 과거 현대차를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시승은 고양시 도심을 중심으로 약 7㎞ 구간에서 이뤄진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모델 소개와 브랜드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갖는다. 이를 포함해 시승까지 약 1시간이 걸린다.

시승 예약을 원하는 고객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공식 홈페이지 내 테마 시승 예약 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물론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아직 고객이 직접 운전하는 대신, 동승 체험을 제공한다. 다만 지난달 ‘현대 헤리티지 위크(‘Hyundai Heritage’ week)’를 시작으로 다양한 체험으로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현대 헤리티지 시승 프로그램과 특별 전시를 통해, 고객분들께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현대자동차 도전의 헤리티지를 전하고자 한다”라며 “앞으로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통해 헤리티지 시승 차량 확충 등 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식 모델 전시 부스 한켠에는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김준형 기자 junior@)
▲클래식 모델 전시 부스 한켠에는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김준형 기자 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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