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에…지방 광역시도 30대 ‘패닉바잉’

입력 2020-11-17 14:59 수정 2020-11-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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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안가 근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부산 해안가 근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방광역시 전세대란·집값 급등에 30대 매수 행렬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 불안정…패닉바잉 지속”

#. 경남 양산시에서 일하는 A씨(31)는 지난달부터 주말 중 하루는 울산을 찾아 아파트 '임장'(부동산 업계에서 현장 조사·답사를 이르는 말)을 다닌다. 그는 현재 거주 중인 양산시 소재 직장 근처 원룸에서 2년 더 전세살이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눈여겨보던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이 들썩이자 아예 매수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대출을 받아야 해 부담스럽지만 서울처럼 집값이 급등하고 나면 아예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30대 아파트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지방 광역시로 번졌다. 지방 광역시 아파트는 전세시장 불안에서 시작된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와 비규제지역으로 유입되는 투자 수요 등이 몰려 최근 집값이 급등했다. 이에 해당 지역 30대가 급히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울산, 8월 이후 30대 매수 비중 1위…부산·대구도 비중 확대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대전과 울산 아파트 최다 매입 연령대는 30대로 집계됐다. 지난 7월까지 이들 두 도시에서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매입한 연령대는 40대였다. 하지만 8월부터 30대가 40대보다 아파트를 더 많이 매입하면서 9월까지 두 달 연속 매입 비중 1위를 기록했다.

대전의 7월 30대 아파트 매입량은 415건으로 40대(463건)보다 적었다. 하지만 8월 453건으로 40대(421건)를 앞질렀다. 9월에는 448건을 기록해 369건으로 집계된 40대를 크게 앞섰다. 이 기간 30대 매입 비중은 7월 20.7%에서 9월 29%로 증가했다.

울산 역시 7월 30대 매입량은 741건으로 40대(766건)보다 작았지만, 9월에는 524건으로 441건을 기록한 40대를 앞섰다. 30대 매입 비중 역시 7월 27%에서 9월 31.8%로 늘었다.

부산과 대구에서도 30대 매입 비중이 확대됐다. 부산의 7월 30대 매입량은 1895건으로 전체 거래량(9455건)의 20%를 차지했다. 하지만 9월에는 30대 매입 비중이 전체의 23.7%(1328건)로 증가했다. 대구 역시 7월 21.6%에서 9월 22.9%로 확대됐다.

지방광역시, '6월 서울 아파트 패닉 바잉' 현상 반복…“내년 상반기까지 과열 계속”

주요 지방 광역시의 30대 아파트 패닉 바잉 현상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30대의 서울 아파트 패닉바잉 원인과 같다. 30대는 모아둔 돈이 4050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청약시장에서도 가점 경쟁에서 밀린다. 최근 서울은 물론 지방 광역시 역시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계속 올라 30대의 불안감은 최고점에 달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난까지 겹쳐 전세 수요자가 주택 매수를 결정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대 광역시(인천 제외) 아파트값 상승률은 0.3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KB국민은행 기준 5대 지방 광역시 전셋값 상승률 역시 0.32%로 5주 연속 올랐다.

임지혜 부동산 114 연구원은 “지방에서도 30대 중·후반 무주택자가 정부 규제 강화 이전에 아파트를 서둘러 매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30대들의 패닉 바잉 현상이 멈추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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