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냉각'으로 신선도 유지…김치 수출 '활짝'

입력 2020-1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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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온도 편차 줄여 저장…갓 담근 김치 맛 12주 보관

▲과냉각 상태로 얼린 냉동 김치. (사진제공=농촌진흥청)
▲과냉각 상태로 얼린 냉동 김치.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갓 담근 김치 맛을 오래 유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최대 12주까지 익지 않게 보관할 수 있어 수출에 활용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김치 수출과 소비에 도움이 되도록 갓 담근 김치 맛을 오래 유지하는 김치 과냉각 저장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우리나라 김치 수출량은 지난해 기준 10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또 일본에 편중됐던 수출국도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치가 인기를 얻게 됐고, 간편식 등 소비 증가도 수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되는 김치는 배에 실려 현지에 도착하기까지 20∼40일이 경과되고, 이 기간 동안 발효가 계속돼 지나치게 익은 상태가 된다.

때문에 수출업체에서는 김치의 발효를 지연시키기 위해 식용항균제 등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는 물리적인 저장 연장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김치 저장온도를 낮추면 발효가 지연되는 점에 착안해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얼지 않은 상태로 저장하는 과냉각 저장기술을 적용했다.

일반 김치냉장고 형태인 직냉식 냉장고는 냉매가 흐르는 부분이 다른 곳보다 더 차가워 성에가 발생한다. 하지만 과냉각 저장은 냉장고 내부 모든 부위의 온도 편차가 적어야 효과적이므로, 단열재와 전도체를 냉장고 내부에 배치해 목표 온도 이내의 온도 편차가 유지되도록 했다.

이 기술을 일반 포기김치에 적용한 결과, 잘 익은 상태의 산도인 0.6%에 도달하는 기간이 1℃에서 3주가 소요됐으나 영하 2.5도에서는 12주가 소요됐다. 12주 동안 김치가 유지됐다는 의미다.

관능검사 결과에서도 과냉각 저장 김치가 일반 저장 김치보다 신맛이 유의하게 낮았다. 김치의 과냉각 상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김치 제조 시 포함된 호기성 미생물로, 호기성 미생물이 적은 겨울철 시판되는 김치(1.8㎏)는 영하 3.8도까지 과냉각 상태가 유지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김치를 냉해동할 경우 아삭한 식감과 유산균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당류의 하나인 트레할로스를 배추절임 과정과 김치 양념에 추가해 김치를 제조하고, 급속 동결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이는 김치 염도가 낮고 당도가 높을수록 냉해동 시 아삭한 식감이 유지되는 원리로, 김치 당도가 19브릭스일 때 냉해동 시 김치의 아삭한 식감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은 김치 과냉각 기술에 대해 산업재산권을 출원했고 산업체에 기술 이전해 시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18일에는 농업공학부 패킹하우스에서 현장평가회를 열고, 김치의 과냉각 저장과 급속 냉해동 기술을 소개한다.

이성현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김치뿐만 아니라 다른 농식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저장 기술"이라며 "김치 수출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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