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식품업계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 성공한 기업이라는 의미로 ‘1조 클럽’ 가입의 상징적인 의미는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데다 올해 기록적인 집밥 인기로 ‘2조·3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둔 기업도 크게 늘었다.
◇2조 클럽 가입사 11개로 늘어나나=18일 음료와 주류를 제외한 주요 식품기업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조 클럽 가입 기업이 최대 11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새롭게 2조 클럽 가입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롯데푸드와 사조대림이 꼽힌다. 롯데푸드와 사조대림은 3분기까지 1조원대 초반의 매출을 기록 중이지만 4분기 이어진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중국의 광군제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반영될 경우 2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2조 이상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농심 △오뚜기 △풀무원 △오리온 △삼양사 등 9개사였다. 올해 새로운 2조 클럽이 탄생할 경우 식품업계 2조클럽 기업 수는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글로벌 매출 신장에 힘입어 2조 클럽에 새롭게 진입한 바 있다.
식품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의 사상 최대 실적 경신도 업계의 관심사다.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던 CJ제일제당은 올해 매출 25조 원 달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4분기 분기 평균 매출만 거둬도 2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쉬완스 인수 효과와 언택트 소비 증가에 따른 CJ대한통운의 실적 상승, 집밥 증가에 따른 HMR(가정간편식)의 성장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대표 식품기업다운 면모를 과시할 전망이다. 글로벌 1위 식품 기업인 네슬레의 100조 매출에는 크게 뒤지지만 몇년 전만해도 10배 이상 매출 차이가 났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를 크게 줄인 셈이다.
제과 라이벌인 오리온과 롯데제과도 매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에는 롯데제과의 매출이 700억 원 가량 앞섰지만 올해는 오리온의 실적이 다소 앞선 상황이다. 양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각각 1조 6523억 원(오리온), 1조 5547억 원(롯데제과)으로 70억 원 안팎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제과 1위 자리를 둘러싼 자존심 대결이 한창이다.
한편 식품업계 1조 클럽은 지난 2010년 15개 사였으나 2016년 21개사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3개사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