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수처장 추천 무산두고 '네 탓' 공방

입력 2020-11-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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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책임 전적으로 국민의힘… 25일 법 개정 추진"
주호영 "민주당 마음대로 임명하려… 참으로 개탄"
김종인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 동원하겠다고 밝혀
민주당 법사위 "법 개정 미루지 않을 것이라 확실히 못 박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 무산과 추천위원회 활동 종료를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공수처를 연내에 출범시킨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고집하며 서로의 탓으로 돌리는데 급급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18일 3차 회의를 열고 예비 후보 10명을 대상으로 검증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지 못하고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이에 민주당은 최종 후보 선정이 무산된 이유가 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수처장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야당 측 위원이 비토권을 악용해 계속 반대만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무리 훌륭한 제도도 악용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는 걸 야당 스스로 증명했다"며 "시간 끌기로 공수처 출범을 무산시키려는 야당의 행태에 더는 끌려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 기다린다고 야당 반대와 지연행태가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본격적으로 공수처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25일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할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공수처 출범을 11월까지 매듭짓겠다고 누차 말씀드렸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공수처를 연내에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와 법사위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무산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와 법사위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무산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장 추천이 무산된 것이 오히려 여당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천권을 뺏어서 자기 마음대로 임명하려 하는데 길 깔아주는 역할을 행정처장과 변협 회장이 앞장선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다 부적격인 사람들을 추천해놓고 반드시 골라야 한다는 강요가 어디에 있냐"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후보들을 제대로 검증할 시간도 없고 드러난 자료를 부적격이거나 중립성 의심되는 사람으로 내놓았다"며 그런 사유로 동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기들이 동의 강요하듯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장 지명을 위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법을 바꾸겠다고 한다"며 "후안무치하고 국민 분노가 목까지 차오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역시 일제히 추천 무산이 여당 탓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제가 활동 시한이라고 한 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인위적으로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유상범 의원도 "공수처 추천위 활동 종료를 선언한 건 정부와 여당, 변협, 행정처장 간 모종의 의사 연락이 있지 않았으면 이처럼 일방적으로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방침이지만 민주당의 법 개정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나름에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국회선진화법이라든지 이런 많은 제약이 있어 막을 방법은 사실 없다"면서 "국민께서 막아주시는 방법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9일 정기 국회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법을 개정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19일 기자들을 만나 "(9일까지) 바뀐다고 하면 즉시 공포하고, 추천한다고 하면 추천위원 구성된 상태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 개정을 미루지는 않을 거라고 확실히 못을 박는다"며 "연내 공수처장을 지명해서 정상적으로 하겠다는 게 확고한 지도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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