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에 순국제투자 2분기째 감소, 서학개미운동은 계속

외국인투자 1조2500억달러 돌파 역대최고..통화스왑자금 상환에 단기외채비중 3분기만 감소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가 2년반(10분기)만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내국인의 대외투자(대외금융자산)도 꾸준히 늘어 2분기째 역대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투자에 나서는 소위 서학개미운동도 계속됐다.

다만 내국인의 대외투자보다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더 크게 늘면서 대외투자에서 외국인투자를 뺀 순국제투자(순대외금융자산)은 2분기연속 감소했다. 한미 통화스왑 자금상환 등 요인에 단기외채비중도 3분기만에 줄었다.

(한국은행)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 잠정’ 자료에 따르면 9월말 대외투자는 전분기말(1조7401억원)보다 660억달러 증가한 1조80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두 분기째 사상최고치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거래요인(259억달러)보다는 비거래요인(402억달러)에 의한 증가폭이 더 컸다.

부문별로 보면 증권투자가 383억달러 확대된 6326억달러로 가장 크게 늘었다. 직전분기에는 638억달러 급증해 역대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기간 미국 주가가 7.6% 오르면서 지분증권(+354억달러)을 중심으로 늘었다. 외환보유액을 의미하는 준비자산도 98억달러 증가한 4205억달러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는 662억달러 증가한 1조253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2018년 1분기에 기록한 1조2150억달러였다. 이중 증권투자는 724억달러 늘어난 7749억달러를 보였다.

역시 거래요인(21억달러)보단 비거래요인(641억달러)이 더 컸다. 원·달러 평균환율이 전분기대비 2.3%(27.2원) 급락한 1173.5원을 기록한데다, 코스피지수도 10.4%(2108.3포인트에서 2327.9포인트) 급등한 때문이다.

대외투자에서 외국인투자를 뺀 순국제투자는 1억달러 감소한 5531억달러(원화환산 649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1분기(5654억달러)를 정점으로 두분기째 감소한 것이다. 순국제투자에서 준비자산을 뺀 민간부문 외화자립도도 전분기보다 99억달러 감소한 1326억달러(155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대외투자와 외국인투자에서 직접투자 중 지분, 증권투자 중 펀드를 포함한 주식 및 파생금융상품 등을 제외한 확정 금융자산·부채인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각각 9724억달러와 511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분기말 대비 195억달러와 79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이중 단기외채는 102억달러 줄어든 1441억달러를 기록했다. 직전분기에는 1543억달러를 보이며 9년(36분기)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이는 한미 통화스왑자금 상환에 중앙은행의 현금 및 예금(-115억달러)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이에 따라 총대외채무와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각각 28.2%와 34.3%에 그쳤다. 이는 각각 전분기대비 2.46%포인트와 3.29%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이 비중은 직전분기에 각각 7년6개월(30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최진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자산부채 모두 주가와 환율 같은 비거래요인이 주도했다. 부채가 더 늘어 순대외금융자산이 줄긴 했지만 대외금융자산이 1조8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규모가 크다. 단기외채 비중도 양호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외금융자산 중 지분증권이 늘어난 것을 보면 개인이 포함된 비금융기업부문 수치가 높은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