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급등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달러 약세분위기에 편승했지만, 전날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에 원·달러가 1%(10원) 넘게 폭등하면서 1100원 밑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하단에서는 저점매수세가, 상단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물량이 많아 각각 상하단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식시장도 방향성이 뚜렷하진 못했다. 코스피가 2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이어갔지만, 장중 등락을 반복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전날 외환당국의 강력 개입에 빅피겨(1100원)를 뚫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한 반면, 그간 달러를 팔지 못했던 수출업체들의 뒤늦은 네고는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특별한 뉴스가 없는 한 당분간은 1110원에서 112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봤다. 12월까지도 1105원에서 1125원 사이에서 기간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3.9/1114.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5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며칠째 위험선호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밤사이 뉴욕증시도 나쁘지 않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약달러 흐름도 계속됐다. 다만 어제 외환당국이 강하게 개입함에 따라 오늘도 전일 수준에서 장중 무거운 흐름을 이어갔다”며 “별다른 뉴스도 없었고, 저점에서는 매수세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새로운 뉴스가 없다면 다음주도 1110원대 레인지를 보일 것 같다. 큰 흐름은 아래쪽이나 당국 의지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이 되겠다. 반면 1120원 위로 오를만한 재료도 없다. 다른 아시아통화 움직임에 연동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어제 외환당국이 강력하게 개입한 바 있다. 오늘은 수급상으로 1115원 이상에선 수출업체 매도물량이 꾸준해 막히는 분위기였다. 반면 빅피겨가 바뀌는 1100원 아래에 대해서는 불편한 인식이 많아 이를 깨고 내려가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증시도 방향성을 제시해줄 만큼 큰 움직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05원에서 1125원 정도 수준에서 12월까지 기간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확산 등 외부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1100원 밑으로 내려가기 어려운 반면, 그간 달러를 팔지 못했던 수출업체들의 대기성 네고물량도 많아 위도 막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오른 103.75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상승한 1.1885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8위안(0.10%) 하락한 6.565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08포인트(0.24%) 상승한 2553.50에 마감했다. 이는 2018년 2월1일(2568.54) 이후 최고치다. 외국인은 1021억9700만원어치를 매수해 12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는 2016년 12월27일부터 2017년 1월12일까지 기록한 12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3년10개월만에 최장 순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