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어 '비규제지역 특수' 노리는 파주… 일산도 '갭 메우기' 기대감

입력 2020-11-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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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를 누리던 경기 김포시가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남은 비규제지역인 파주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파주시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전경. (출처=경기도)
▲수도권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를 누리던 경기 김포시가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남은 비규제지역인 파주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파주시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전경. (출처=경기도)
사실상 수도권 전역이 부동산 규제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 몇 안 남은 비규제 지역이나 그간 집값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지역에선 반사이익을 기대한다.

수도권 규제 무풍지대, 접경ㆍ농촌지역만 남아
국토교통부는 1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경기 김포시와 부산 해운대구ㆍ수영구ㆍ동래구ㆍ연제구ㆍ남구,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이 되면 주택 관련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부담이 늘어난다.

국토부가 김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건 몇 달 새 김포 집값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부터 이번주(16일 기준)까지 김포 아파트값은 10.3% 올랐다. 수도권에선 가장 큰 폭 상승이고, 전국적으로 따져봐도 세종시와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에 이어 상승률이 네 번째로 높다. 일부 단지에선 한 달새 매매값이 1억 원 넘게 뛰었다, 이처럼 김포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린 건 서울과 인접한 비규제지역이라는 강점 덕이 컸다.

이젠 김포까지 조정대상지역이 되면서 수도권 47개 시ㆍ군ㆍ구 가운데 경기 파주ㆍ연천ㆍ동두천ㆍ포천ㆍ여주ㆍ이천시 전역과 가평ㆍ양평군 전역, 용인ㆍ남양주ㆍ안성ㆍ광주시 일부, 인천 옹진ㆍ강화군만 비규제 지역으로 남았다. 대부분 접경지역이거나 농촌지역이다.

'비규제지역 대장' 파주, 하루 동안 호가 1억 뛰어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상승세 바통을 어느 곳이 이어받을지 설왕설래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는 파주시가 꼽힌다. 수도권 비규제 지역 가운데 가장 큰 도시(10월 기준 인구 46만여 명)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ㆍBㆍC 노선 중 운정에서 출발하는 A노선만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파주 운정신도시 중심 주거지인 목동동 일대 공인중개사에선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는 게 알려지자 매수자ㆍ매도자 가릴 것 없이 전화가 이어졌다. 매수자는 가격 동향을 살피고 매도자는 호가(팔려고 부르는 가격)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였다.

18일 목동동 '힐스테이트 운정'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을 8억 원에 내놨던 김 모 씨는 20일 호가를 9억3000만 원 올렸다. 이 아파트에선 62가구가 매물로 나와 있는데 이 중 8가구가 19~20일 사이 호가가 올라갔다.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원 넘게 값이 뛰었다. 이웃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에서도 매물로 나온 19가구 가운데 3가구가 이틀 동안 호가가 높아졌다.

목동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물건이 별로 없다"며 "매도자들은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 생각하고 물건을 거둬들이거나 값을 올리고 있다. 매수자들은 투자 의지는 있지만 값이 하루하루 올라가니 거래가 잘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우리 집 5억" 김현미 발언 후 가격 매력 더 커진 일산

고양시도 김포 규제 수혜지역으로 거론된다. 규제 지역이긴 하지만 서울과 인접한 지역 가운데 아파트값이 낮은 곳이어서 '가격 따라잡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시가 5억 원ㆍ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구입을 위한 금융상품)로 살 수 있다"고 발언한 후론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저렴한 아파트값이 더 부각됐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선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중ㆍ저가 아파트 매매시장까지 덩달아 과열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시장 움직임도 빠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8일 일산동구ㆍ일산서구 아파트 매물은 4599가구였지만 20일엔 4350가구로 줄었다. 249가구가 팔렸거나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였다는 의미다. 이틀 새 수도권 지역 가운데 매물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이번 주 감정원 조사에서 일산동구ㆍ일산서구 아파트값은 각각 0.4%, 0.3% 올랐다. 김포와 파주, 고양 덕양구 다음으로 많이 상승했다.

김포도 교통 호재 여전…"속도 느려도 가격 상승 이어질 것"

규제 이후에도 김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서울에 비하면 가격 따라잡기 여력이 남아 있고 전세난도 해소될 기미를 안 보이고 있어서다. 수도권 서부지역과 경기 하남'시를 잇는 GTX D노선이 김포를 지나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국토부가 조정대상지역 지정 사유로 'GTX D 교통 호재'를 언급하면서 기대감은 외려 더 커졌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김포 집값이 급등한 데는 비규제지역이란 이유도 있지만 전세난과 서울 접근성이 좋다는 측면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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