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CSIS "한국, 중국과 관계 유지하려면 한미동맹 지렛대 삼아야"

입력 2020-11-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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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CSIS 전문가 3인 서면 인터뷰…"한국경제, 구조적 경직성으로 장기적 성장 난제"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미국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과의 긴장 속 협력분야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 역시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한미동맹 지렛대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는 중국을 품되, 한미동맹을 안보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 대선 이후 한국에 영향을 미칠 미국의 정책 방향과 한국 경제전망’을 주제로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및 대외정책 연구기관인 CSIS의 전문가 3인인 존 햄리 소장, 빅터 차 한국 석좌, 매튜 굿맨 경제부문 수석부회장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23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협력과 경쟁 관계를 동시에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햄리 소장은 바이든 당선자의 외교정책 우선순위(Top foreign policy agenda)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중국과의 건설적 논의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민주적 가치로의 회귀를 강조하는 신정부 입장에서 위구르나 홍콩 관련 긴장이 일부 고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 한국석좌 역시 미국의 대중정책이 협력과 경쟁의 관계를 동시에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후변화 관련 이슈와 팬데믹 시대의 백신 등 전 세계적 협력 어젠다에 협력하되, 공급망 다변화와 5G 네트워크 안보, 인권 이슈 등에서는 여전히 긴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ㆍ중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에 있어 미국과 중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햄리 소장은 “경쟁이 앞으로도 더 격화될 것은 분명하지만, 한미 기업 모두에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거대한 소비시장인 점에서 같은 입장”이라면서 한국이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는 중국을 계속 포용하되, 한미동맹을 안보의 밑받침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 역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있어 미국과 중국은 둘 중 하나를 취해야 하는 절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우선시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차 석좌는 ‘동맹을 통한 접근’을 언급하며 “북한과 중국 관련 외교를 한ㆍ일과의 합의 없이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과 협상을 하는 데에 있어 군사력이나 훈련과 같은 동맹의 자산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식 ‘즉각적 정상회담(immediate Summit)’이 아닌 전문가 주도의 진정한 협상을 선행할 것”으로 구체적 전망을 제시했다.

햄리 소장은 또한 대북 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대함에 비해 북한은 너무 적은 보답을 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CSIS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즉시 다자주의로 선회할 것으로 예견했다. 햄리 소장은 “바이든은 파트너와 동맹국들을 환영할 것이며, 다자간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일할 것”이라며 “그가 취임 첫날 파리 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할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에도 다시 가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굿맨 수석부회장은 미국의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한국 또한 다자기구에서의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광범위한 역내 공급망을 가진 수출국으로서,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 심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조기 가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미국도 동참할 것을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에 있어 G20 선진국 중 적은 정부지출을 기록하고도 좋은 성과를 낸 주요 경제국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한국 경제가 심각한 인구 감소 압박과 구조적 경직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 난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한국경제가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큰 성별 임금 격차, 불충분한 사회 안전망, 자기 자본 조달(equity financing)보다 부채금융(debt financing)에 혜택을 주는 세제 등 구조적 경직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굿맨 수석부회장은 “이는 혁신적인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장기적 성장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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