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2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수주를 한 번에 따내며 연말 수주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23일 삼성중공업은 유럽 지역 선주와 총 25억 달러(약 2조8072억 원) 규모의 선박 블록과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이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ARCTIC(아틱) LNG-2'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아틱 LNG-2는 러시아 시베리아 기단 반도에 있는 가스전으로, 러시아가 2025년까지 연간 1980만t(톤)의 LNG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 중인 초대형 가스전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아틱 LNG-2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쇄빙 LNG선 10척 수주가 유력했다.
지난해 9월에도 삼성중공업은 아틱 LNG-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운반선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돼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쇄빙LNG선 5척에 대한 공동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수주목표의 절반(45%)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누계 수주실적은 총 38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수주잔고는 211억 달러로, 올해 6월 말 기준 199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2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은 17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총 1946억 원 규모의 수에즈막스(S-Max)급 원유운반선 3척을 수주했으며 8월에는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98K급 초대형 에탄 운반선 VLEC 2척을 약 2억2000만 달러(약 2614억 원)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6척을 수주했으며 이번 계약으로 대규모 블록 공급 계약을 추가하게 됐다.
연내 추가 수주도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규모 LNG 프로젝트에서의 수주가 유력하고, 최근 발주가 재개된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등에서도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체결된 선박 건조의향서(LOI)와 추가 옵션 안건들을 올해 내에 최대한 실제 계약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