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인데 가격강세· 수출운송대란까지… 주가 뛸 수밖에 없는 ‘화학주’

입력 2020-11-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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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1월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전통 화학 업체들의 주가가 실적 개선 기대감과 함께 우상향 추세를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포장재와 위생재, 가전, 실내용품 등의 수요는 증가하는 데 반해,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의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고 컨테이너선 운송 대란까지 일어나면서 가격의 강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유화의 주가는 이달 초 대비 이날 종가기준 29.33%가 오른 25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밖에 롯데케미칼과 LG화학도 각각 이달 초 대비 22.97%, 20.01% 주가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3.14% 오른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이다. 이밖에 SKC와 금호석유도 각각 이달 초 대비 13.39%, 11.61% 주가가 올랐다.

이들 업체의 주가 우상향 추세는 증시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이례적으로 화학제품의 강세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주요 제품 중 특히 가전에 많이 들어가는 ABS의 경우 가격이 재차 급등해 전주 대비 9.8%의 상승률을 보였고, 필름의 소재가 되는 PP는 4.5% 가격이 상승했다. 코로나19로 포장재 사용이 급증하며 수요가 늘어난 에틸렌도 이를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들의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가격이 전주대비 6.5%가 올랐다. 이밖에 자동차 타이어 소재인 SBR(1.9%)을 비롯해 PX(4.3%), PTA(2.3%), MEG(7.0%) 등 그동안 부진했던 화섬 원료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컨테이너선 운송대란도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E와 PP, PVC, PA, ABS 등 펠렛 형태의 원료는 컨테이너선을 통해 운반하는 화주 입장에서는 우선 순위가 완제품보다 낮을 수밖에 없기에 최근 석유화학 제품의 선적 취소가 목격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운송 지연이 가수요를 더욱 자극해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전통 화학업체들의 4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LG화학(4229.63%), 금호석유(933.10%), 대한유화(470.34%), SKC(88.86%), 롯데케미칼(54.67%) 등의 전통 화학업체들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 4분기는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특수가 발생하는 계절인데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NCC 공장의 재가동 시점이 연말과 내년 1월임을 고려하면 2021년 1분기까지는 역내 석유화학 제품 공급이 빡빡할 것”이라며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가 상승추세로 12월 비수기인데도 화학 업체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예년보다 호조를 보일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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