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지금] 코로나19 백신 공정성, 연대와 협력의 유럽은 또 한 번 해낼 것인가

입력 2020-11-25 10: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현정 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었다. 미국과 유럽 전역은 물론이고 비교적 안정세였던 한국까지 다시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회복 국면을 맞던 세계 경제는 또다시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일 년 가까이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 위축으로 인해 세계는 전 지구적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한 상황 아래서도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소식이 전해져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 개발 소식에 이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기업의 치료제가 임상실험 단계에 이르렀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앞다투어 백신 확보량을 발표하며 국가 역량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이제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일상에 공급되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바이러스 확산 일 년 정도 만에 빠르게 개발되어 보급을 준비하는 데 대한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공평하고 신속하여 선진국과 개도국, 북반구와 남반구,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급속 전파되었다. 하지만 국제보건협력 내 등록된 주요 전염병 중 치명도가 높더라도 지역 간 전파도가 낮은 전염병은 오히려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아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소외열대질병(Neglected and Tropical Disease, NTD)이 대표적이다.

NTD는 저개발 열대지역에서 집중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을 지칭하는 것으로 림프사상충증, 기니충, 트라코마 감염, 한센병, 주혈흡충증, 샤가스병 등의 질병군을 포함하고 있다. 최빈국과 후발개도국 10억 명 이상이 현재도 NTD로 인한 질병, 장애, 사망을 겪으며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NTD 주요 감염지역과 취약계층은 정치적 영향력이 작고, 그 자체로 가난과 질병에 노출돼 있다는 낙인효과로 인해 의료적 지원이 요원한 상황이다. 게다가 NTD는 지역 간 전파력이 낮은 탓에 선진 보건의료 영역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폭발적 파급력과 이동성을 가진 코로나를 앞다투어 해결하려는 모습과 상반된다.

다시 코로나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어쩌면 코로나의 놀라운 파급력과 확산성으로 인해 보건영역에서 좀처럼 확보하기 어려운 ‘공정성’이 정립될 수 있을지 모른다. 지난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21~22일 양일간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화두는 코로나 극복과 이를 위한 보건 공정성이었다. ‘모두를 위한 21세기 기회 실현’이라는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백신 및 치료제에 관한 적당한 가격과 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공동성명 초안에 담기도 했다. G20 정상들은 백신의 면역력은 곧 공공재라는 데 새삼 의견을 모은 것이다.

그럼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전 지구적 보급이 가능할 것인가. 올해 세계를 혼돈으로 몰고간 강력한 바이러스, 코로나19는 국제보건영역의 연대와 협력에 대해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다. G20 정상회의가 종료된 직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 백신의 공정한 공급을 위해 설립된 다국가 연합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빈국의 백신 접근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COVAX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코로나 백신 확산과 공정한 접근성을 위해 조직한 국제 프로젝트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주요국은 백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작 보건 방역에 취약한 빈국은 백신 확보 협상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잠비아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이후 23일까지 6개국이 디폴트 선언을 하였다. 이른바 ‘코로나 국가부도’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들이 치료제 및 백신 협상에 임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상태이다. G20 정상들은 이들 국가의 채무상환 유예와 더불어 치료제와 백신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공표하였다. 코백스, 유럽연합 및 국제기구가 보건 연대와 협력을 위해 다시 한 번 손을 맞잡을 때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기도 품절이라고요?"…Z세대 '뷰티 방앗간' 된 다이소, 다음 대란템은? [솔드아웃]
  • ‘슈팅스타’ 오늘 첫 방송…‘큰 산’ 최강야구 넘을까? [해시태그]
  • 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행장 후보 내주 윤곽 나올 듯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 후보 6선…각 작품 경쟁력은? [딥인더게임]
  • "동덕여대 손해배상 상대 특정 어려워…소송 쉽지 않을 것"
  • 트럼프 등에 업은 머스크, 베이조스 겨냥…“그는 트럼프 패배 원했다”
  • 이재명, 또 입단속…“거친 언행 주의해달라”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329,000
    • +0.41%
    • 이더리움
    • 4,654,000
    • -1.4%
    • 비트코인 캐시
    • 673,000
    • -3.17%
    • 리플
    • 2,025
    • +27.44%
    • 솔라나
    • 360,200
    • +5.01%
    • 에이다
    • 1,264
    • +12.56%
    • 이오스
    • 969
    • +4.19%
    • 트론
    • 279
    • -0.36%
    • 스텔라루멘
    • 410
    • +19.8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450
    • -6.83%
    • 체인링크
    • 21,350
    • -0.33%
    • 샌드박스
    • 494
    • +0.4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