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전세대책 큰 효과 못볼 것…전세 불안 2022년까지 지속될 듯"

입력 2020-11-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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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민ㆍ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 방안'(11·19 전세대책)을 발표한 뒤  브리핑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민ㆍ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 방안'(11·19 전세대책)을 발표한 뒤 브리핑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세난을 해소하겠다고 내놓은 대책이 큰 효과를 못 볼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전세난이 내후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과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대책을 통해 신규로 공급 가능한 수도권 주택은 약 2만6200호 정도로 추산돼 단기 목표치로 제안한 수치 대비 그 파급력은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19일 전세난 해소를 위해 공공 전세주택을 전국적으로는 11만4100가구, 수도권엔 7만14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월세로 운영되던 기존 공공임대주택 공실(空室)을 전세로 돌리고 민간 주택을 매입, 전세를 놓는 방식이다. 수도권 공급 물량 가운데 재고 공공주택이 4만5200가구이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신규로 풀리는 전세 주택은 2만6200가구다.

연구진은 "단기에 이끌어낸 신규 공급 수치로 본다면 결코 적은 수준이라 할 수 없겠지만, 총량적으로 분석해보면 2020년 월간 평균 서울 주택 신규 전·월세 거래량의 1.3배 수준에 불과해 물량이 주는 시장 파급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대책으로 공급되는 주택의 질도 문제다. 대부분 물량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ㆍ다세대주택이어서 아파트를 선호하는 최근 전세시장 흐름과는 맞지 않아서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가 발표한 중산층용 임대주택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주거 복지 수혜 계층을 늘리겠다며 소득 7분위(상위 30%)이던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소득 상한을 4인 가족 기준 8분위(상위 20%)까지 높이기로 했다. 중산층 입맛에 맞춰 임대주택 면적도 전용면적 84㎡까지 넓어진다. 정부는 소득ㆍ자산 요건을 충족하는 한 30년까지 거주를 보장하겠다고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정 중산층 임차인이 질 좋은 평생주택을 30년 동안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살 수 있게 됐다"며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는 민원 등으로 입주가 장기화할수록 시세와의 차가 커지면서 혜택이 커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난이 2022년까지 장기화할 우려를 제기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2년간 신축 아파트가 7만8000가구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구진은 이보다 3만 가구 넘게 적은 4만4000가구로 추산했다.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그간 전세물량 공급에서 큰 역할을 했던 신축 아파트의 전세 공급 여력이 줄어든 것도 전세시장에는 악재다.

김 연구위원은 "매매시장 안정이라는 기존 정책과의 정합성보다는 거주 요건 유예,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 신고제)의 개정 등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건축 거주 요건 한시적 유예,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준공 5년 내 신규주택 임대료 상한제 배제, 공공재개발과 같은 실효성 있는 기존 공급 계획의 조속한 추진을 통한 서울 아파트 공급 확대 시그널 등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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