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2달러에서 하향 조정
장기 전망은 낙관
미국 최대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석유업계에 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파가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내부 금융계획 수립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50~55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2026~27년에는 배럴 당 6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에서 11~17%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엑손모빌은 브렌트유가 향후 5년간 배럴당 62달러, 2026~27년에는 72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날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48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엑손모빌은 올해 여름 2025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50~55달러, 2026~27년에는 72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치를 조정했다. WSJ은 엑손모빌의 연이은 조정이 코로나19 여파가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엑손모빌은 매년 전망치를 담은 비공개 보고서를 작성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엑손모빌이 전망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엑손모빌은 “사업계획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공개를 거부해왔다.
엑손모빌은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손실을 봤다. 하지만 로열더치셸이나 BP 등 배당금을 삭감한 다른 업체와 달리 150억 달러(약 16조5705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대신 내년도 예산을 160억~19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엑손모빌은 장기적으로 사업의 미래를 낙관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고,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사업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석유 제품 수요는 앞으로도 탄탄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을 연기하는 일은 있어도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