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저만치서, 타인은 이만치서

입력 2020-11-27 11: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 오늘도 무사히/ 임요희 지음/ 앨리스북클럽 펴냄/ 1만6000원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시간을 얼려 현재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문제라면 아무리 ‘실제'를 재현하는 사진이라도 ‘실제의 감동'까지 고스란히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것. 살면서 감사하고 고마운 일들을 많이 겪지만 어떤 감사의 말도 내 절실한 감사의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사진의 힘은 대단하다. 안 보이는 것을 드러내 준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작다. 압도적인 규모의 건축물과 거대한 자연 풍광 속에서 점처럼 축소된 인간은 살기 위해 작은 몸을 부지런히 놀린다. 그 모습은 대체로 재밌고 발랄하고 엉뚱하다. '나'를 관찰할 때는 멀리서 봐야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가슴 저미는 실연도, 땅을 치게 하는 무능도,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도, 사람들이 나만 미워하는 것 같은 기분도, 하루하루 떨어지는 인기도 너무너무 작고 하찮을 뿐이다.

타인을 볼 때는 한 발자국 다가가야 한다. 상대에게 귀를 기울인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유독 작은 것은 가까이 다가가서 보라는 의미도 있다. 가까이서 보았을 때의 서글픈 인생, 그리고 멀리서 보았을 때의 즐거운 인생 모두 두 번 본다.

책은 사진 소설이다. 여행작가이기도 한 작가는 이번 사진소설을 통해 인간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실연'이 주는 힘을 곁눈질하고 있다. 작가는 "실연보다 인간적인 감정은 없다"며 "인간을 죽었다 깨어나게 한다"고 말한다.

소설에 나오는 사진들은 작가가 최근 몇 년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찍은 것이다. 소설의 줄거리와는 직접 연관 없는 사진들이지만, 사진 설명을 읽으면 왠지 이야기와 연결되는 듯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신라면·빼빼로·불닭까지...뉴욕은 지금 K푸드 앓이중[가보니(영상)]
  • 수험생 정시 입결 활용 시 “3개년 경쟁률·충원율 살펴보세요”
  • 트럼프, 2기 재무장관에 헤지펀드 CEO 베센트 지명
  • 송승헌ㆍ박지현, 밀실서 이뤄지는 파격 만남…영화 '히든페이스' [시네마천국]
  • 강원도의 맛과 멋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단단단 페스티벌' 外[주말N축제]
  • 野, 오늘 4차 주말집회…‘파란 옷, 깃발 금지' 먹힐까
  • '위해제품 속출' 해외직구…소비자 주의사항은?
  • “한국서 느끼는 유럽 정취” 롯데 초대형 크리스마스마켓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837,000
    • +0.11%
    • 이더리움
    • 4,783,000
    • +4.32%
    • 비트코인 캐시
    • 742,000
    • +11.75%
    • 리플
    • 2,160
    • +7.62%
    • 솔라나
    • 362,100
    • +2.35%
    • 에이다
    • 1,531
    • +21.8%
    • 이오스
    • 1,089
    • +14.63%
    • 트론
    • 303
    • +9.78%
    • 스텔라루멘
    • 643
    • +54.57%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1,100
    • +9.3%
    • 체인링크
    • 24,320
    • +15.86%
    • 샌드박스
    • 570
    • +17.7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