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4조 원 규모 재난지원금 추진…소상공인·자영업자 집중

입력 2020-11-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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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부,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 논의
'코로나19 확산→거리두기 상향→취약계층 피해→재난지원금 지급' 공식 굳어져
재정 부담 고려해 취약계층 중심으로 지급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고 첫 주말인 22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고 첫 주말인 22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내년 초 4조 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 취약계층이 대상이다.

29일 국회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이 내년 예산안의 일부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정부 예산 규모가 556조 원에서 558조 원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조4000억 원 상당의 내년 예비비 중 일부, 정부 예산안 중 감액된 부분도 재난지원금 재원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3조 원을 조달하면 최대 5조 원 상당의 3차 확산 대응 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앞서 3조6000억 원을 제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역시 3조6000억 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안이 제출된 9월 이후 늘어난 지원금 소요까지 반영하면 4조 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3차 재난지원금은 1차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일부 지방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영업 제한을 받는 계층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이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2단계 상에서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콜라텍 등 5개 업종은 영업이 금지된 상태다. 4차 추경 당시 영업이 금지된 업종에는 최대 200만 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급했다.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 역시 이런 기준이 준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앞서 2.5단계에서 집합금지 업종이었던 뷔페, 300인 이상 대형학원,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PC방, 10인 이상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이 이번엔 영업 제한업종으로 재난 지원금 지급액 감소가 예상된다.

4차 추경 당시 영업 제한 업종에는 150만 원을 지급했다. 다만 음식점의 경우 연말 송년회 성수기를 놓쳐 영업 타격이 크므로 지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함께 특고나 프리랜서 등 고용취약계층 역시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타격을 받는 대면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이 큰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실직·휴폐업 등으로 소득이 감소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역시 불가피하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구입 예산 1조3000억 원이 내년 예산으로 편성 추진되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우리 국민 4400만 명에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애초 방역당국이 전체 인구의 약 60%인 3000만 명에 대한 백신 물량을 추진했음을 고려하면 접종 대상이 85%까지 올라간다. 정부는 지난 9월에 내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백신 구입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4조 원 안팎의 재난지원금 예산에 1조3000억 원 상당의 백신 구매 예산을 더하면 코로나19 3차 확산 대응 예산은 5조 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가시화되면서 '코로나19 확산→거리두기 상향→취약계층 피해→재난지원금 지급' 공식이 굳어지는 모습으로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정부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모두 14조3000억 원을 썼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12조2000억 원, 지방비 2조1000억 원을 들였다.

추경 12조2000억 원 중 8조8000억 원은 세출구조조정으로 마련했으나 나머지 3조4000억 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7조8000억 원을 썼는데, 이를 위한 4차 추경 편성 때는 전액 국채를 발행해 빚을 지고 재원을 만들었다.

4차 추경 이후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 원까지 늘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3.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원금을 지급할 때 피해계층을 '핀셋 지원'해 효율성은 높이고 재정 부담은 덜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2차 지원금 정도의 금액을 1년에 여러 차례 지급할 수는 없다. 3차 지원금은 2차 지원금보다 작은 범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원금 지급은 필요한 조치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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