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25일 금융노조 방문, 양병민 위원장을 만나 '임금동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은행연합회장이 취임 첫날 금융노조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어서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금융노조를 방문해 양병민 위원장과 금융권의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이같이 제안했다.
신 회장은 "은행이 임금 많이 받는다고 질투도 사고 있고 욕도 많이 먹고 있다"며 "국민정서를 감안해 양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임금동결 요구했다.
그는 이어 "임금동결을 통한 여유자원은 비정규직 등 금융권 저임금자에게 돌리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금융공기업의 경우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올해 임금인상 재원까지 확보된 상태에서 중앙교섭에서 동결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올해 임금교섭은 '미합의'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임단협에서 '미합의'로 결정될 경우 각 지부별로 사측과 별도의 협상을 거쳐 임금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즉 금융노조로서는 금융사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일괄적인 동결을 추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과 양 위원장은 또 자본시장통합법 및 보험업법 개정 등 정부 금융산업 정책에 대해 공동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양 위원장은 "은행연합회가 정부의 금융산업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보험업법 개정 반대는 은행권의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라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실제로 시행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은행연합회도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보험업법 개정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지만 일부에서 자꾸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 문제"라며 "정당성을 확보하고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가 함께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양측은 자본시장통합법 내년 시행에 대해서도 "금융위기 상황에서 자칫 금융불안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시행을 보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관계당국과 국회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