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탄력 근로제 등 보완 입법 없는 주 52시간 강행에 반발

입력 2020-11-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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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최저임금 및 탄력근로제 관련 입법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최저임금 및 탄력근로제 관련 입법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50~299인 중소기업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 계도기간 연말 종료 방침에 중소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탄력 근로제’ 등 국회 보완 입법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주 52시간제’를 강행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정치권이 여야 정쟁으로 시급한 보완 입법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정치권에 책임을 돌리며 중소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보완 입법 중 하나로 거론되는 탄력 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일이 적은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단위 기간은 최장 3개월이다. 중소업계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앞서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했었고, 지난해 2월 경사노위는 단위 기간을 최장 6개월로 연장하는 내용의 노사정 합의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반영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올해 중소기업 차원에서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주 52시간 시행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라며 “현장에서는 코로나19와 경영악화로 씨름하고 있는데, 탄력 근로제 등의 보완 입법도 갖추지 않은 채 주 52시간제를 강행하는 것은 영세한 중소기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계는 이미 사회적 대타협을 본 경사노위 결정도 지키지 못하면서 경영계를 짓누르는 규제는 광범위하게 추진되는 것에 대해서도 ‘이율 배반’이라는 볼멘소리다. 현재 집단소송법과 초과유보소득 과세를 명시한 세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등에서 과잉입법 논란이 일고 있지만, 오히려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가 회원사 500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도 ‘아직 주 52시간제 준비를 못 했다’는 응답이 39%나 됐다. 조사 대상을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중소기업 218곳으로 좁히면 비율이 83.9%까지 치솟는다. 업체들이 주 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로는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장 컸고, 탄력 근로제 등 보완 입법이 처리되지 않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경사노위에서 합의한 대로 탄력ㆍ선택 근로제 등이 갖춰진 상황에서 주 52시간제 시행해도 늦지 않은 만큼 국회가 올해 회기 안에 보완 입법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그렇지 못하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본부장은 "정부 역시 보완 입법 통과 여부를 보면서 계도기간 연장 및 인력난 해소 대책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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