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첫발을 뗀 민간 아파트 단지가 나왔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시범단지 우성아파트다. 주변 아파트와 다른 1시 신도시에도 재건축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범우성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입주자대표회의를 열고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발족 안건을 의결했다. 아파트 소유주를 대상으로 준비위원 신청을 받아 10명 이내로 재건축 추진준비위를 발족하는 내용이다.
이 아파트 단지 관계자는 "이달 내 모집공고를 통해 재건축 추진준비위를 정식으로 발족할 예정”이라며 "추진준비위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주민들의 열망을 재건축 승인권자인 성남시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재건축 사업 승인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1년에 지어진 시범우성아파트는 29개동에 총 187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같은 시범단지 내 삼성한신(1781가구), 한양(2419가구), 현대아파트(1695가구)들과 함께 매머드급 아파트촌을 형성하고 있다.
안전진단 유리… 용적률 제한은 넘어야 할 과제로
인근 단지들 재건축 사업 준비 탄력받을 듯
시범우성아파트 주민들은 단지가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 공법으로 지어져 리모델링이 어렵고 재건축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PC공법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철근콘크리트(RC) 공법보다 구조가 약해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시범우성아파트의 용적률은 191%, 건폐율은 22% 수준이다. 아파트 단지 필지의 성남시 도시계획상 제한된 용적률 199%, 건폐율 50% 이내다.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용적률을 대폭 상향해야 하지만 현재는 시의 용적률 제한에 막혀 있다. 필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분당 아파트 용적률 제한은 200% 내외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성남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현재 적용받는 용적률 이상으로 재건축을 하려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제한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며 “분당 주민들의 전반적인 의견이 모아진다면 1~2년 정도 소요될 단지별 연구용역을 거쳐 용적률 상향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우성아파트가 분당신도시에서 재건축 첫 주자로 나서면서 나머지 시범단지들과 인근 수내ㆍ 정자동 등지의 구축 아파트들도 정비사업(재건축)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분당 수내동 H공인 관계자는 "내년이면 입주 30년이 되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서현동 시범우성아파트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 단지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