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푸드테크 식품혁명 결실...싱가포르, 세계 첫 배양육 판매 승인

입력 2020-12-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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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푸드테크 기업 잇저스트, 2년간의 노력 끝에 안전 요건 충족 배양육, 동물 지방이나 근육에서 나온 줄기세포 배양해 만들어

▲잇저스트의 세포 배양 닭고기로 만든 치킨 조각. 사진제공 잇저스트
▲잇저스트의 세포 배양 닭고기로 만든 치킨 조각. 사진제공 잇저스트
도축한 고기 대신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를 먹는 시대가 왔다.

싱가포르 식품청(SFA)이 2일 식물성 계란 대체재로 알려진 미국 푸드테크 기업 잇저스트(Eat Just)가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만든 닭고기에 대해 세계 최초로 배양육 판매 승인을 내렸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SFA는 이날 배양육 등 혁신적인 식품 발명품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새 지침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에서 배양육이 상업적으로 팔리게 되는 것은 싱가포르가 처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잇저스트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배양육에 대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게 됐다”며 “우리의 제품은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았다. 또 안전 테스트를 통해 배양된 닭고기가 기존 전통적인 제품보다 미생물 함량은 매우 적고 단백질과 아미노산 등 몸에 좋은 성분은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잇저스트는 SFA의 승인을 얻기 위한 약 2년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 새로운 식품에 대한 안전 요건을 충족하고 배양육에 대한 일관된 제조 공정을 세웠다. 안전과 품질 검사 결과 일반 가금류 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배양육과 식물고기 등 미래 식품의 총아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인공고기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세계 각국 기업을 유치하는데 이번 승인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굿푸드인스티튜트의 브루스 프레드리히 이사는 “미래 음식을 위한 새로운 우주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수십 개 스타트업이 소비자가 기존 육류 대신 인공고기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저렴하고 맛있는 제품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잇저스트와 퓨처미트테크놀로지스, 빌 게이츠의 지원을 받는 멤피스미츠 등 스타트업들은 배양육이 소비자에게 더 건강하며 환경에도 좋다고 주장한다. 조쉬 테트릭 잇저스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건강 문제와 삼림 벌채, 윤리성 등 고기를 먹어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동물성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양육은 동물의 지방이나 근육에서 나온 줄기세포를 배양액에 넣어서 자라게 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테트릭 CEO는 “배양육은 최종 결과는 매우 다르지만 맥주를 양조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잇저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처음에 식당에 공급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소매업체 전반에 판매할 계획이다.

배양육은 높은 생산 비용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혔다. 일례로 네덜란드 스타트업 모사미트가 배양육 햄버거를 만드는 데 패티당 28만 달러(약 3억 원)가 들었다. 그러나 이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비용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잇저스트는 “자사 제품에 프리미엄 닭고기와 비슷한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저스트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배양육 판매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은 전통적인 육류 생산업체의 거센 반대에 승인이 매우 늦어질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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