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안 맞추면 증시서 퇴출”…미국 하원, ‘중국 기업 겨냥 법안’ 가결

입력 2020-12-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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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공산당 통제 안 받는단 점 증명 및 PCAOB 감사 받아야

▲1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미국 국기가 걸려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1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미국 국기가 걸려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자국의 회계기준에 맞춰 감리를 받지 않는 중국 기업을 증권시장에서 강제 퇴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시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해외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인증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외국 기업 책임법’(The 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이 이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하원 문턱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두게 됐다.

해당 규제안이 통과되면 중국 기업들은 공산당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며, 독립기구인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로부터 3년 연속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3년 연속으로 감리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없다.

해당 규제안은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해외 기업이 미국 기업과 똑같은 감사를 받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현재 정책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회사가 받는 감사를 받지 않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문제가 있다”며 “오늘 하원이 상원과 함께 이런 현상을 거부하는 데 합류, 이 법안이 대통령의 책상으로 향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케네디 상원의원과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이미 순조로운 통과가 예상됐다. 이미 지난 5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될 만큼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 하원 표결은 사실상 의례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해당 법안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장기적인 분쟁에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PCAOB가 회계감사 보고서를 감리하지만, 중국 기업의 경우 2013년 체결된 미·중 양해각서(MOU)에 따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감리를 받아왔다. 이러한 양측의 합의는 내부 정보 공개를 꺼리는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진입을 촉진했지만, 지속해서 중국 부실기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중국 감독기관은 미국 측이 자료를 요청했을 때 “감리자료를 제공하면 중국 기업의 전략이 누출될 우려가 있다”며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들어서는 당국의 승인 없이는 중국 기업이 외국 감독기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이 시행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국의 회계법인을 고발하는 한편, 중국 감독기관과의 협상에 나서왔다. 미국 투자자들을 향해서는 중국기업의 회계 감사 문제점을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하원의 표결이 SEC가 자국의 감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중국 및 기타 특정 외국 기업들이 상장 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는 잠재적인 규제 조치에 나선 가운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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