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첫 백신 승인] 백신 효과 얼마나 갈까…세계 경제 정상화 달렸다

입력 2020-12-03 14:23 수정 2020-12-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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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저축률·자신감 회복으로 ‘포효하는 20년대’ 재현할 수도”
WHO “접종률 65~70% 돼야 코로나 극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GDP 전망. ※2019년 4분기 100 기준. 회색 점선: 2019년 11월 전망/분홍색 실선: 실제 GDP 추이/분홍색 점선: 올해 12월 전망치(위에서부터 상승 시나리오·현재 전망·하강 시나리오). 출처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GDP 전망. ※2019년 4분기 100 기준. 회색 점선: 2019년 11월 전망/분홍색 실선: 실제 GDP 추이/분홍색 점선: 올해 12월 전망치(위에서부터 상승 시나리오·현재 전망·하강 시나리오). 출처 OEC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본격적인 상용화로 세계 경제 정상화의 문이 열렸다.

영국이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과한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끝낼 수 있는 대량 예방접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백신 접종을 통한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 본격화로 내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팬데믹이 끝난 뒤 경제가 극적으로 살아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바로 1차 세계대전과 함께 스페인 독감이 종식된 1920년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해 ‘포효하는 20년대(Roaring Twenties)’라는 말이 생겨났다.

FT는 “높은 저축률과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이 수 개월 간 억눌렸던 수요와 결합해 포효하는 20년대의 새로운 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미 중국과 호주 등이 공중보건 긴급사태를 잘 통제한다면 견실한 경제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과 달리 이번에는 바이러스라는 거의 유일한 변수에 의해서만 경제가 타격을 받았던 것도 글로벌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에도 전 세계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은 이미 확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 부문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노력이 성공하면 대중이 마침내 긴장을 풀고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순간이 내년에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내년 세계 경제 향방이 백신에 달린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달성,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접종률이 65~70%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염병 최고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보통 사람들은 내년 4월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미국에서 같은 해 여름 말이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을 승인한 영국은 7일부터 접종을 시작할 전망이다. 의료계 종사자, 요양시설 입주자와 직원, 80세 이상 고령자와 70세 이상 심각한 기저질환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미국도 10일 화이자 백신에 승인 결정을 내릴 예정이어서 이달 중순부터 접종을 개시할 수 있다. 유럽연합(EU)도 다소 늦기는 하지만 이달 말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어 내년 초부터는 접종에 들어갈 수 있다.

화이자는 내년 말까지 약 13억 회분을 생산할 예정이다. 화이자와 더불어 서구권 백신 경쟁 선두주자에 있는 미국 모더나도 내년 5억~10억 회분 생산 계획을 세웠다. 양사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효과가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내년 말까지 전 세계 인구 중 최소 9억 명이 이들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회사가 개발한 백신도 속속 승인을 받으면 경제회복이 더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확대하려면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대중이 백신의 안전과 효능을 믿을 수 있어야 실제로 접종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의 58%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이는 9월 조사의 50%에서 높아진 것이나 여전히 집단면역 형성 수준에는 못 미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많은 미국인이 백신을 꺼리는 것에 대해 이날 “파우치 같은 전문가가 안전하다고 말하면 백신을 기꺼이 공개적으로 맞을 것”이라며 접종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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