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강조한 문 대통령, 출구전략은?...추미애發 '개각 카드' 가능성

입력 2020-12-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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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흠결 추 장관 책임' 선긋기...윤 총장의 '대통령 상대 소송' 대비 분석도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징계위원회 결정을 전후해 내놓을 정치적 해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징계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인 만큼 윤 총장의 향후 행보에 따라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2일 오전 청와대 참모들과 내부 회의에 이어 3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징계위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면서 "신임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징계 사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발언을 뜯어보면 현 상황까지 이르게 된 책임에 대한 선긋기와 징계위 결정 이후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정황이 감지된다.

최근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절차적인 흠결'을 이유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가 부적정하다고 권고하고, 행정법원은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 지휘감독권 행사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감찰위와 법원의 결정에 이르는 과정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간의 다툼으로, 공식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무관하다. 윤 총장이 판정승한 이유인 절차의 문제는 추 장관이 만든 셈이다. 문 대통령이 다른 부분에 관한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면서 이 문제만 콕 집어 지적한 것 역시 현 상황은 추 장관의 책임임을 명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징계위가 절차적 흠결 없이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이 최종 관여하는 결정에는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 결정에 관해 윤 총장이 재반격에 나서는 상황을 염두에 둔 '수읽기'라는 분석도 있다. 징계위에서 해임이나 면직 등 최고 수위의 징계가 의결돼 문 대통령이 이를 그대로 집행한다면 윤 총장은 또 다시 행정소송 등을 내며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앞선 감찰위와 행정소송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으면 불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향후 행보까지 내다보고 사전에 빌미를 차단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모양새를 갖춘다 해도 징계위 결과를 여론이 납득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징계위는 총 7명의 징계위원으로 구성되는데, 당연직인 장관과 차관을 빼면 나머지는 장관 지명 검사 2명, 장관 위촉 외부인사 3명으로 채워져 추 장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징계 결정이 내려질 편파적인 위원 구성에 따른 결과라는 비판여론이 일 가능성이 있다.

윤 총장이 다시 '버티기'에 돌입하면 문 대통령이 현 상황을 만든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추 장관을 경질하고 자연스럽게 개각으로 연결해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론의 비판에서 한 발 비켜서면서 정치적 해법으로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현재 징계위가 어떤 결론을 내려놓은 것처럼 예단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예단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 주길 당부드린다"며 "징계위가 열리는 동안 가이드라인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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