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트라넷, 소통 도구에서 성과 지렛대로

입력 2008-11-27 14:06 수정 2008-11-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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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발굴ㆍ신시장개척에 도움...'지식경영'의 場으로도 활용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권오상 부장(42)은 지난해 중국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현재 중국 청도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중국 생활이 낯설고 일이 익숙지 않다.

그런 권 부장은 요즘 회사 '인트라넷'(사내게시판)을 자주 이용하면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사내게시판에 들어가면 한국 기업들의 상황이나 특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주재원들의 영업 성공사례가 올라와 있어 그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

최근 기업들이 직원간 커뮤니티를 활성화에 나서면서 이를 통해 영업활동에 도움을 주고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인트라넷의 직원 간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지식경영의 장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인트라넷 통해 성공사례 게시해 노하우 공유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4월부터 사내게시판을 통해 각 아이템별 주요 영업 성공사례를 게시해 국내외 전 임직원들과 그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주 내용은 신규 아이템 발굴이나 신시장 개척, 대규모 프로젝트 계획에서부터 회사의 미담 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템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신규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 등 실제 영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사내게시판을 활용해 경험 많은 고참 직원들의 영업노하우를 공유하고 신입직원들의 영업 기술을 높이는 한편 직원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을 얻고 있다"며 "사내게시판을 적극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사내게시판에 'Our Voice'라는 익명게시판을 운영해 직원들의 의견을 공유한다. 회사 업무 관련 사항뿐 아니라 선후배 직원과의 갈등, 이성교제 상담,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자 고발 등 올라오는 글의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사회 초년병의 회사 적응기나 기러기 아빠 이야기 등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도 부지기수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악성 댓글이나 특정인 폄하 등 폐단도 일부 있지만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위해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이 이어진다는 긍정적 작용이 더 크다"고 말했다.

LG파워콤은 사내 블로그 열풍이 한창이라고 한다. 특히 블로그 메뉴 가운데 '행복한 글 한마디'에는 CEO부터 사원까지 릴레이식으로 댓글이 달리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내 블로그는 LG파워콤이 인트라넷을 개편하면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개설한 것이다.

LG파워콤 관계자는 "사내 블로그는 다양하게 흩어진 사내 지식의 개인적 통합 창구로도 활용되어 사내 전문가들이 블로그를 활용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에는 인트라넷을 회사의 지식경영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삼성SDS, '오픈플레이스 2.0' 개발 의사소통 효율화

삼성SDS의 경우는 지난 96년부터 인트라넷 내에 '오픈플레이스 2.0' 디렉토리를 통해 업무 일원화와 의사소통을 효율화하고 있다.

특히 '오픈플레이스 2.0' 내에 지식경영시스템 '아리샘'을 구축해 임직원 간 지식교류, 학습조직 활동, 지식공유문화 정착, 부서 핵심지식 및 부서지식 관리 등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삼성SDS 임직원들이 '아리샘 '에 올린 지식에 대해서는 사이버 머니 '아르'가 지급된다. 지식은 동료들의 만족도 평가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등급에 따라 아르가 산정돼 개개인의 사이버 통장에 적립돼 분기별로 현금 지급된다.

LG CNS 역시 지난 98년 인트라넷에 'knowledge'라는 코너를 만들어 지식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knowledge'는 지난 2005년부터 정보통신부, SK, 포스데이타 등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호응이 컸으며 이후 마일리지 포상이나 인사 평가 등을 폐지했는데도 임직원들의 참여가 계속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대한생명, 인트라넷에 사이버도서관 열어

대한생명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식경영으로 맞서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망에 사이버 도서관을 열어 지식이 필요한 직원이 언제든지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다운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

전자도서관 홈페이지는 정보자료실이 보유한 2만여 권의 장서에 대한 소장정보와 전자저널, 매거진, 비즈니스 자료의 원문을 제공하며 국내외 E-Book 제공 사이트와 더불어 신간서적의 핵심 내용이 담긴 '신간도서요약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대한생명 신은철 부회장은 "활발하게 지식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재창출하는 혁신적 지식활동이야 말로 급변하는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경쟁력"이라며 "지식경영시스템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 직원들이 가진 지식과 사례를 빠르게 공유하는 것이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인트라넷 활성화에 대해 "기업 구성원 간의 소통과 참여 없이는 경영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기업 스스로 깨달은 결과"라며 "경영환경이 복잡다변화할수록 기업에게 인트라넷 같은 도구의 역할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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