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달래주다 동의 후 성관계?…대법 "신빙성 없다"

입력 2020-12-06 0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술에 취한 상태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일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간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2014년 지인 B 씨, 미성년자인 피해자 C 양 등과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 양은 당시 B 씨에게 한 차례 성폭행을 당한 후였다고 주장했고 A 씨는 이를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1,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성관계 전에 수차례 “괜찮다”고 말한 점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점 △A 씨가 성관계 후 피해자를 집에 바래다 준 점 등을 이유로 자발적 성관계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가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구토를 할 정도로 상당히 취한 상태였으며 A 씨의 지인으로부터 준강간을 당한 직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 일부를 기억 못한다고 해도 진술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C 양이 “괜찮다”라고 말한 것도 상식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형식적인 답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집에 데려다 주거나 대화를 나눴다는 점도 피해자가 이미 한 차례 성폭행을 당한 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화장실에 알몸으로 있는 피해자에게 구조 등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괜찮은지 물어 본 후 호감이 있다면서 성행위를 해도 되는지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진술 내용 자체로도 모순되고 경험칙상으로도 이례적이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승리 토템' 늑구…"가출했더니 내가 슈퍼스타" [요즘, 이거]
  • SK하이닉스, 1분기 ‘초대형 실적’ 예고…영업이익률 70% 전망
  • 비강남도 분양가 20억원 시대…높아지는 실수요자 내 집 마련 ‘문턱’
  • 입구도 출구도 조인다…IPO 시장 덮친 '샌드위치 압박'
  • 호르무즈 불안에 유가 다시 급등…“미국 휘발유 가격 내년도 고공행진 가능성”
  • TSMC, 2028년부터 1.4나노 양산 예정…“2029년엔 1나노 이하 시험생산”
  • 10조 투자 포스코·조선소 짓는 HD현대...‘포스트 차이나’ 선점 가속
  • 캐즘 뚫은 초격차 네트워크…삼성SDI, 유럽 재공략 신호탄
  • 오늘의 상승종목

  • 04.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1,953,000
    • -0.71%
    • 이더리움
    • 3,424,000
    • -1.15%
    • 비트코인 캐시
    • 654,000
    • -0.68%
    • 리플
    • 2,120
    • -0.28%
    • 솔라나
    • 126,800
    • -1.09%
    • 에이다
    • 367
    • -0.54%
    • 트론
    • 485
    • -2.22%
    • 스텔라루멘
    • 254
    • -0.39%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560
    • +0.64%
    • 체인링크
    • 13,680
    • -0.8%
    • 샌드박스
    • 118
    • -0.8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