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풍선→규제→상승"…부산 '불장'에 울산ㆍ창원도 ‘들썩’

입력 2020-12-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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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에 조정대상지역 규제 무색
부산 '불장', '부울경'으로 확산

정부가 11‧19 부동산 대책에서 부산의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지만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규제 대상에서 빠진 부산 진구나 강서구 등은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다.

지금 부산에선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 매매시장이 동시에 들썩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풍선효과는 부산을 넘어 울산과 창원 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부산 해운대구 등 조정대상지역 지정
규제 후 집값 상승세 꺾였다 다시 올라

6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부산 강서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새 3.25% 급등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비규제지역인 강서구는 지난달 초까지 주간 아파트 상승률이 0%대의 보합세를 이어가던 곳이다. 11‧19 대책 직후 나타난 풍선효과로 지난달 23일 갑자기 2.02% 치솟은 데 이어 주간 상승폭이 3%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서구 명지동 ‘롯데캐슬’ 전용면적 84.93㎡형은 지난달 28일 4억700만 원에 팔렸다. 동일 평형은 11‧19 대책이 나오기 전인 10월 21일 2억4000만 원에 매매 거래된 바 있다. 대책 전후로 한 달여 만에 집값이 1억6000만 원 넘게 폭등한 것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126.77㎡형 매매가도 10월 29일 3억7500만 원에서 지난달 24일 5억 원으로 한 달 새 1억2500만 원 치솟았다.

강서구 J공인 관계자는 “11월 들어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 집값 과열 지역들이 조만간 규제로 묶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동네 집값이 올라가기 시작해 롯데캐슬 84㎡형 실거래가가 2억 원 중반대에서 3억 원 초반대로 뛰었다”며 “실제 11‧19 대책으로 부산 주요 지역들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투자 수요가 이곳으로 몰리면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4억 원을 넘어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규제지역이 풍선효과로 순식간에 ‘불장’(과열 시장)으로 변했지만, 그렇다고 규제지역이 잠잠해진 것도 아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직후 주택시장이 다소 주춤하다가 최근 다시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11‧19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해운대구는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규제 직전 1.91%에서 직후 1.46%로 조금 줄긴 했다. 하지만 일주일 지난 이달 첫째 주 1.69%로 다시 상승폭이 확대됐다.

▲'11‧19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투자 수요가 몰리며 아파트 매매값이 급등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전경. (출처=네이버부동산)
▲'11‧19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투자 수요가 몰리며 아파트 매매값이 급등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전경. (출처=네이버부동산)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동부센트레빌’ 전용 84.9㎡형은 지난달 28일 6억30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동일 평형의 직전 실거래가인 5억4700만 원(10월 31일 거래)에서 8000만 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해운대구 U공인 관계자는 “우동과 중동 등 전용 84㎡형 기준 10억 원이 넘는 고가 단지들은 규제 이후 오름세가 꺾였지만 그동안 팔린 시세가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는 않는다”면서 “규제 지역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던 동(洞)들은 집값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인근 지역도 풍선효과 더 확대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에 규제 '무색'

부산의 불장은 인근의 울산과 창원 등지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이달 첫째 주 울산 아파트값은 1.17% 상승했다. 남구(1.84%)와 중구(1.01%), 북구(0.93%)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그동안 마이너스(-) 내지는 0%대의 변동률을 이어가던 동구도 0.62% 뛰었다.

경남은 최근 2주간 상승폭이 0.35%에서 0.54%로 확대됐다. 최근 들어 0.4~0.5%대의 상승률을 나타낸 창원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 110㎡형은 이달 3일 14억3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용지아이파크’ 전용 84.73형도 이달 1일 9억5500만 원으로 최고가를 다시 썼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지역별로 좋은 입지에 살고 싶은 신규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 물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해 특정을 지역을 막으면 다른 곳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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