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걱정은 덜하지만, 더위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서다.
국제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50년 전 세계 3억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 얘기가 아니다. 10년 뒤 우리나라 국토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덥고 추운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경제 질서를 파괴하고 인류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는 데 있다. 2100년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국내총생산(GDP) 산출량 손실이 10~3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있다. 기후 위기는 단순히 GDP로 산출한 경제 규모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기후 위기를 감당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을 쓸 수밖에 없어서 세계 각국의 재정 위기 가능성도 커진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과 같은 국제기구는 ‘그린스완(green swan)’을 경고하고 있다. 자연재해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이런 피해가 보험ㆍ대출ㆍ투자 등 금융 기관에 쌓이면 금융위기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걱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평가) 모형’ 테스트에서 금융권이 기후변화에 대해 대응하지 못한다면 2028년 국내 은행들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최저 4.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문제에서는 잠재적 위험을 인식하는 안목이 더 중요하다. 몸의 질병을 치료할 때 예방이 최선이고, 증세가 악화한 후 치료에 나서는 것은 최악이다.
한 번 지나간 버스는 되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