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은 가고...‘오프라인’ 설 자리 좁아진 화장품

입력 2020-12-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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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고 첫 주말인 22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기준 닷새째 300명대로 집계됐으며, 정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고 첫 주말인 22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기준 닷새째 300명대로 집계됐으며, 정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오프라인 화장품 판매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백화점 1층 명당 자리도 식음료 (F&B)에 내주는가 하면, 가두매장을 비롯해 H&B(헬스앤뷰티) 매장 철수도 줄을 잇고 있다. 화장품 업계 역시 배달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9월 화장품 매장을 통째로 3층으로 이동시켰다. 화장품이 빠져나간 1층 자리에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아웃오브 스탁’과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 유니폼 전문점 ‘오버더피치’, 신개념 감성편의점 ‘고잉메리’가 오픈한다.

백화점의 불문율인 '백화점 1층=화장품 매장' 공식을 처음 깬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올초 업계 최초로 1층을 식품전문관으로 꾸몄다. 리빙관과 패션관 등 2개 건물 중 리빙관 1층~지하 2층 1400평 공간을 슈퍼마켓 등 식품관으로 단장한 것. 이는 작년 10월 리빙관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민 데 이은 파격적 시도다.

이달 4일에는 AK플라자가 분당점 1층을 대대적인 개편해 오픈했다. 샌프란시스코 3대 빵집으로 유명한 ‘타르틴 베이커리’와 와인 전문매장 ‘에노테카’, 정통 샤퀴테리ㆍ하몽ㆍ살라미 맛집으로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더 샤퀴테리아’를 전면에 배치하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액세서리 매장과 일부 화장품 매장을 축소했다.

주요 상권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내던 H&B 매장도 줄어드는 추세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롭스'는 올해만 21개가 문을 닫아 지난해 129개에서 108개로 줄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도 작년 140개에서 10개 안팎이 사라졌고, 이마트는 아예 '부츠'를 접었다.

가두매장도 축소일로다. 이니스프리는 2016년 1045개였던 점포 수가 지난해 말 687개로 줄었다. 다만, 화장품 전문점과 H&B 스토어의 지각변동으로 적자생존 업체로 굳어진 CJ올리브영만 2016년 800개에서 2019년 1246개로 늘었고 현재 1250개 내외를 운영 중이다.

(사진제공=올리브영)
(사진제공=올리브영)

화장품 업체들이 살 길로 택한 것은 온라인 주문 채널 확대다. 소비 패턴 변화에 코로나19 장기화로 화장품 업체들의 온라인 판매채널 확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7조5488억 원이던 화장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8년 9조8404억 원에 이어 지난해 12조2986억 원으로 치솟았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도 이미 9조2520억 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7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시코르의 공식 온라인몰 ‘시크로닷컴’을 오픈해 개장 한 달만에 회원 수 6만5000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달에는 판매채널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샤넬 뷰티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샤넬이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고 국내 이커머스에 정식 입점한 최초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쿠팡과 네이버, 11번가에 이어 마켓컬리까지 입점하며 온라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까지는 10%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이를 넘어섰다. 토니모리도 실시간 배송에 나서 배달의민족 ‘B마트’와 즉시배송 모바일 마켓 ‘나우픽’과 손 잡았다.

CJ올리브영은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도입으로 주문량 및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1~10월까지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전년대비 15배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는데다 관광객 수요가 줄면서 오프라인은 비용 대비 더 이상 캐시카우가 아니다”라면서 “화장품 업계 전반이 온라인 채널 확대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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