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중복연구 방지를 위한 선행특허조사

입력 2020-12-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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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특허법인 서한 파트너변리사

중소기업 연구개발부서 A 과장은 약 8개월간의 연구 끝에 완성된 새로운 제품에 대하여 생산관리부서에 시제품 제작을 의뢰하고 특허부서에 해당 제품에 대하여 특허출원이 가능한지를 문의하였다. 그로부터 약 2주 후에 특허부서로부터 온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새롭게 개발된 제품은 글로벌 대기업의 국내 특허 침해 가능성이 높으니 회피 설계가 필요하다고 회신이 왔기 때문이다. 이에 A 과장은 서둘러 시제품 제작 중단을 요청하여 추가적인 비용 손실은 막았지만 이미 진행된 8개월 동안의 연구개발 비용 약 10억 원을 날릴 위기에 직면하였다.

위 사례는 가상의 상황이지만 이런 안타까운 일은 중소기업에서 심심찮게 발생된다. 특허조직이 잘 구축된 대기업의 경우에는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있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지만,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특허조직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아직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구축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회피 설계가 가능하다면 이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회피 설계가 어려운 경우에는 새롭게 제품을 다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의 연구개발 활동과 관련된 시간 및 비용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는 큰 피해가 발생한다. 만약, 해당 시제품에 대한 양산 일정 등이 바이어와 협의된 경우라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특허조직이 구축되어 있다고 이러한 문제점이 반드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허부서가 있는 경우에도 연구개발부서가 관련 특허가 없음을 예단하여 특허부서에 침해분석을 의뢰하지 않는다거나, 연구개발 과정에서 사양의 변경 등으로 기존에 진행되었던 침해분석이 의미가 없게 되는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선행특허 조사와 관련된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연구개발의 각 단계에서 연구개발 아이템에 대해 사내 특허부서 또는 외부 전문가의 비침해 보고서가 첨부되는 경우에 한하여 각 연구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특허 권리화 검토는 위와 같이 선행특허에 대한 비침해 분석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 진행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라고 할 것이다.

이태영 특허법인 서한 파트너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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