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상하 양원이 협의를 이어가기 위해 이번 주 내에 일주일짜리 단기 예산안을 표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미국 의회가 이달 11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산안과 연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의회는 예산이 만료돼 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하는 사태를 막고, 협상을 벌일 시간을 좀 더 확보하고자 단기 예산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만약 일주일 예산안이 도입된다면 신규 부양책의 타결 시점도 그만큼 지연될 우려가 있다.
미국 정치권은 추가 부양책의 규모와 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 코로나19 관련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면책 조항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아울러 내년도 정부 자금을 조달하는 1조4000억 달러(약 1517조 6000억 원) 규모의 포괄적 세출법안에 대한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경제 대책은 해당 세출법안으로 일원화될 예정이다.
수개월 간 진척이 없던 협상은 최근 들어 여야 초당파 의원들이 제안한 908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을 중심으로 탈출구를 찾아 나가고 있다. 지난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의원들이 전날 제안한 초당파적 틀을 타협의 정신에 따라 양원 협상의 밑거름으로 조속히 사용해야 한다”면서 해당 부양안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복수의 상원의원이 이를 교섭 원안으로 삼는 것을 지지하면서, 추가 부양안 도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했다.
하지만 공화당 측에서 해당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애초 2조4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주장했던 민주당은 초당파 의원들의 부양안을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것으로는 최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 의사를 밝힌 5000억 달러보다는 훨씬 큰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초당파 의원들이 제안한 부양안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나 실업 급여의 연장, 백신에 대한 자금 출연 등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여야가 긴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견이 있는 부분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시간이 지체할수록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하루 평균 20만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입원 환자도 10만 명을 웃돌면서 의료 체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각 주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통제 초치를 꺼내 들게 됐고, 이는 가까스로 회복세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에 또 충격을 주게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주말 일부 새 지역에 불필요한 외출을 금지하는 자택대피령을 발령했다. 해당 조치로 영향을 받는 주민은 전체 인구의 약 80% 이상인 3300만 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