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판매 재개 첫날..."반응 뜨거웠다"

입력 2008-11-2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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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들, "너무 빨리 잊는 것같아 안타까워"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 속에서도 미국산 쇠고기가 소비자들의 큰 관심 속에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대형마트들이 반대 여론을 감안해 판촉 행사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싼 값과 호기심에 끌려 미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은 의외로 많았다.

반면 농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대형마트들의 결정에 반발, 촛불집회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판매가 시작된 27일 일부 매장에서는 판매개시를 기다리며 정문 앞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이마트 용산점은 미국산 쇠고기를 척아이롤, 갈비, 등심의 경우 100g당 각각 3280원, 2580원, 2680원에 판매했다. 같은 매장에서 판매된 한우와 비교하면 반값, 호주산보다는 20% 가량 저렴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 코너는 다른 곳에 비해 많은 고객이 몰렸고, 특히 40~60대 중년층 주부들의 관심이 특히 컸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소비자들이 말하는 구매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함께 '호기심'이 주를 이뤘다.

안전성에 대한 질문에 구매자들 반응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과 함께, "불안하지만 저렴하니까 구매한다"며 반응이 엇갈렸다.

반면 구매 이후 반응은 대체로 "생각했던 것보다는 비싸다"로 요약된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매를 위해 매장을 찾았다는 김말례(70세, 남영동)씨는 "맛이 괜찮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며 "가격도 한우에 비해 많이 저렴해서 계속 구매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한꺼번에 쏟아진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었다. 박명철(45세, 신림동)씨는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눈치를 보게 된다"며 "안전성이 의심스럽지만 한번은 먹어보고 싶다"는 입장이다.

장창순(72)씨는 "지근 거리 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해서 좋다"며 "안전성이 염려되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반면 반대 의견은 의외로 적었다.

주부 남경희(38)씨는 "광우병이 아직 발병중이고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불안하다"며 "한우가 비싸면 돼지고기 소비를 늘리더라도 구매할 의향 없다"는 입장이다.

주부 정명숙(41)씨는 "사람들이 너무 빨리 잊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구매할 의사가 전혀없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코너 바로 옆에 위치한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식육코너에는 간간히 돼지고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만 눈에 띄었다.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되는 '생활비 절약 대기획' 일환으로 한우등심 1등급을 55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썰렁하기 이를 데 없다. 실제로 이날 오후 2~3시 사이에 한우나 호주산 쇠고기 구매 건수는 10건이 채 안돼 '역시, 대한민국 한우입니다. 우리 땅에서 손으로 키워낸 한우이기에 더 맛있고, 안전하고 신선합니다'라는 푯말을 무색케 했다.

식육 코너 판매원은 “그래도 찾던 손님은 찾는다”면서도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며 말을 아꼈다.

시민단체와 농민들은 서울과 주요 광역시 대형마트 매장을 찾아 항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소속 5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이마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매장을 항의 방문했지만 고객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광우병대책회의는 "향후 인간 광우병이 발생한다면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법적으로 어떻게 책임질지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국민건강을 내팽개친 대형마트들에 대한 범국민적인 불매운동을 진행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27일 오후 6시 현재 이마트 전국 119개 점포에서 판매된 미국산 쇠고기는 모두 13t(1억8000만원)으로 한우 4.5t(1억5000만원)을 크게 앞질렀다. 호주산 쇠고기는 대대적 판촉행사를 통해 16t(1억8000만원)이 팔려나갔다.

같은 시간 홈플러스는 미국산 11.5t, 호주산 9.3t, 한우 3.7t를, 롯데마트는 미국산 쇠고기 6t, 한우 4t, 호주산 2.3t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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