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에 따라 보험료 '할증ㆍ할인'…내년 7월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입력 2020-12-09 12:00 수정 2020-12-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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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항목, 전부 '특약' 분류…"보험료 차등제 기반 마련"
"이번 개편으로 표준화 전 실손 대비 약 70% 정도 인하"
가입자 70%, 5% 안팎 보험료 할인 적용…과다 청구시 할증
금융당국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 차등 격차 점차 커질 것"

내년 7월부터 ‘제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보험료를 많이 청구하는 사람은 보험료를 그만큼 많이 내도록 형평성을 조정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위해 자기부담금을 이전보다 10% 올렸다.

또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꼽히던 비급여항목은 전부 ‘특약’으로 분리돼 관리되고, 보험을 적게 청구한 사람들에겐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료 차등제’도 도입된다.

(자료제공=금융위)
(자료제공=금융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의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기존 실손보험이 가진 취약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마련됐다. 현행 실손보험은 일부 가입자의 과다 의료이용이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장범위와 한도는 기존과 유사하게 제공되지만, 보험료는 낮춘 게 특징이다. 새 상품의 주계약(급여)과 특약(비급여)를 모두 가입하면 대다수의 질병·상해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질병・상해로 인한 입원과 통원의 연간 보장한도도 1억 원 수준(급여 5000만 원, 비급여 5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자기부담금과 통원 공제금액이 기존보다 높아진다. 급여는 20%, 비급여는 30%로 현행 급여(10~20%), 비급여(20%)보다 상승한다. 통원 공제금액도 기존보다 소폭 상승해 급여 1만 원(상급·종합병원 2만 원), 비급여 3만 원으로 조정된다.

자기부담금과 통원 공제금액의 인상으로 보험료는 기존 상품보다 낮아진다. 금융위는 2017년 출시된 신 실손 대비 약 10%, 2009년 이후 표준화 실손 대비 약 50%, 표준화 전 실손 대비 약 70%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는 “기존 상품의 손해율을 감안할 때 기존 상품과의 보험료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보험료 상승의 주원인인 비급여항목이 새 실손보험에선 ‘특약’으로 분리된다. 현행 실손은 포괄적인 보장을 위해 주계약 안에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포함했다. 특약은 일부 도수치료나 비급여주사 등만 따로 설정하고 있었다.

금융위는 “과다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이용 소지가 큰 비급여 부분에 보험료 차등제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며 “급여, 비급여 각각의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가 조정되어, 본인의 의료이용 행태 및 보험료 수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비급여항목에 대해선 ‘보험료 차등제’도 도입된다. 도수치료 등 일부 가입자의 의료이용량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는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다.

(자료제공=금융위)
(자료제공=금융위)

5단계로 분류해 가입자 비중의 대다수(72.9%)인 1단계 대상자(지급보험료 0원)에겐 5% 내외의 보험료 할인이 적용된다. 반대로 3단계(비급여 지급보험금 150만 원 이하)부터는 100%의 할증이 붙는다. 4단계와 5단계는 각각 200%, 300%의 할증이 적용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충분한 통계확보 등을 위해 할인․할증은 새로운 상품 출시 후 3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실손보험의 재가입주기도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기존 재가입주기가 상당히 긴 탓에 정신질환 보장 등 특정 질환을 신속하게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보장내용의 변경을 위해서도 15년이나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기존 실손 가입자가 원하는 경우 새로운 상품으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위는 “기존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보장내용, 자기부담금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본인의 건강상태, 의료이용 성향 등을 고려하여 전환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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